화성시 서신면 궁평리 소재 토마토를 생산하는 유리온실 옆에 불법 폐기물이 방치돼 있다. 화성=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년 전 대량의 폐기물을 불법 적재해 적발됐던 업체가 또다시 불법행위를 일삼으면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6일 화성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에 위치한 국내 최대 토마토 생산 유리온실인 A원예영농기업이 수경재배에 필요한 ‘암면 블록’을 대량으로 쌓아 방치하고 있다.

암면 블록은 돌을 녹여 섬유화시킨 인공 토양으로, 수분 및 공기를 저장하는 능력이 매우 커 식물 생장에 효과적으로 평가돼 토마토나 오이 등 수경재배 방식 중 하나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자극을 주거나 광물성 가루를 흡입할 경우 진폐증을 유발하는 등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다 자연 분해가 불가능해 일반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지만 A업체는 즉각 처리하지 않은 채 불법 적치하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은 암면 블록을 폐기할 때 ‘수경재배 후 재활용 또는 처리하기 위해 보관할 경우 텐트지나 비닐로 완전히 포장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 ‘매립처리와 논과 밭의 농사 비료로 재활용할 경우 비닐로 포장된 암면은 비닐을 제거하고 암면 입자의 크기를 10∼50㎜ 크기로 분쇄해 중량 10배 이상의 토양과 혼합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 같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A업체 부지 안에서는 170여㎡ 규모의 공터에 수천 개의 암면 블록이 팰릿(물품 운반대) 위에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폐기된 암면 블록들은 분쇄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 흰색 비닐에 포장돼 있었지만 외부에 그대로 방치된 탓에 충격으로 비닐이 찢겨져 내부의 유해 성분이 유출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특히 화성호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해당 업체는 2017년 12월 동일한 행위로 인해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평택해양경찰서에 적발됐던 곳임에도 이 같은 불법행위를 자행 중인 상황이다.

주민 A(52)씨는 "국내 최대 토마토 생산 유리온실이라고 자랑하는 기업에서 폐기물을 인근 토지에 불법 투기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적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화성시는 폐기물들의 농약성분 등 환경오염 여부를 명확히 조사해 지역에 피해가 있다면 반드시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암면 블록은 코코넛 열매로 만든 친환경 블록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면서도 "다음 달까지 폐기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해당 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할 방침이다.

화성=조흥복 기자 hbj@kihoilbo.co.kr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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