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가 영화 ‘학교 가는 길’ 단체 관람을 통해 장애인 인식개선 등 감수성 향상을 위한 특별한 직원 교육을 실시했다. 

19일 구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총 12회에 걸쳐 1200여 명의 직원들이 영화를 관람했으며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감동과 울림이 있는 시간이 됐다. 

이번 직원교육은 예전에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던 오승록 구청장이 크게 감동하며 "전 직원들과 함께 보고 싶다"고 추천을 한 것도 계기가 됐다. 오 구청장은 실제로 시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4년간 활동한 바 있는 장애인 관련 전문가이기도 하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은 17년 만에 서울 시내 신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이끌어 낸 강서 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어머니들이 무릎 꿇고 호소하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지만, 무릎을 꿇고 삭발을 하는 것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들이 번번이 장애인들의 학교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영화는 모든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받을 권리가 장애인에게는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장애인은 어떻게 ‘우리’가 아닌 존재로 배제되어 혐오와 차별 속에 살아가는지 그려낸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 당시 노원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발달장애인 부모와 선거 사무원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 구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벌어진 사태로 판단,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직원 교육을 준비하던 차에 마침 좋은 영화가 개봉해 이번 교육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형식적으로 시행하는 교육이 아닌 직원들에게 진정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스토리와 감동이 있는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다.

구는 올해 1월 전국 최초 장애인 일자리지원센터 개관 등 총 41개 사업에 구비 75억 원 투입해 장애인 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영화를 보고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차별 없이 모두가 행복한 도시 노원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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