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포천경찰서 생활안전계장 경위
박성철 포천경찰서 생활안전계장 경위

얼마 전 두 명의 20대 젊은 청년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로 목숨을 잃었다. "사기범죄에 피해자 명의 계좌가 연루됐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 무죄를 입증하려면 계좌에 예치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지정된 곳에 보관하라"는 검찰 사칭 목소리에 속아 취업준비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근에는 배우 지망생 A씨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후 괴로워하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했다.

삶 가운데 직업이라는 꿈을 찾아 힘겹게 공부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젊은 청춘의 꿈을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무참히 짓밟았다. 이쯤 되면 보이스핑 범죄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정부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느 경찰관은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이런 때에도 재난문자를 보내 피해를 예방하자고.

보통 재난문자는 폭염·홍수·지진 등 재난발생 우려 시(발생 시) 전 국민에게 재난 내용과 행동요령을 간략히 적어 전송하는 것으로 안다.

젊은이들의 꿈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보이스피싱 범죄야말로 사회적인 재난이 아닐까 한다. 보이스피싱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그 피해액 또한 상상 그 이상으로 어마어마하다. 경찰청의 연도별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에 따르면 2017년 2만4천259건, 2018년 3만4천132건, 2019년 3만7천667건, 2020년 3만1천681건으로 연평균 3만1천934건이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2017년 2천470억, 2018년 4천40억, 2019년 6천398억, 2020년 7천억 원으로 2017년에 비해 3배 가깝게 늘었다.

공익광고도, 금융기관 홍보·캠페인도, 범죄에 대한 처벌도 범죄자들은 두려워하지도 겁내지도 않는다. 경찰도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고 있는 범죄조직(주범)을 검거하기란 쉽지 않다. 일부 검거되는 인출책의 경우 구직자나 대출 희망자를 속여 사기 범행에 가담시키는 아르바이트로 고용된 경우이다 보니 범행을 계획하고 금원을 편취해 가져가는 주범들은 검거하기 쉽지 않다.

최근에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보이스피싱 예방 알리미’라는 콘텐츠를 제작해 적극적인 범죄예방 활동에 나섰다. 피싱유형별 예방 동영상과 간접체험 그리고 피싱 홍보자료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해 카톡으로도 쉽게 공유·전파할 수 있는 모바일 홈페이지이다.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보이스피싱 예방 알리미가 온 국민에게 재난문자처럼 전달돼 한 사람도 피해를 입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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