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우리 주변에 수출 중고차 산업을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내수 중고차 산업은 연간 거래규모 약 380만 대, 약 30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으로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직접적인 분야여서 피부로 느끼고 관심을 가진다고 할 수 있으나 수출 중고차 분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하고 다른 분야인 만큼 관심도는 크게 떨어진다. 지금도 수출 중고차 분야는 ‘산업’이라고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영세적이다. 2019년 해외로 수출된 수출 중고차는 46만여 대로 역대 최고 수출 물량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 등으로 인해 38만여 대로 감소하면서 그 규모는 약 1조3천억 원 정도로, 내수 중고차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아직 멀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변변한 수출단지조차 조성되지 못한 채 수출 중고차들은 아직 나대지에 모아져 전시되고 있고, 컨테이너 박스를 사무실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그나마 양호한 단지의 시설이며 대부분은 불법 수출단지라는 이유로 사무실도 없이 버스나 화물차 적재함을 개조해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중고차 수출업체의 현실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른 분야 대비 수출중고차의 모든 분야가 낙후돼 있다는 뜻이다. 수출이다 보니 내수 중고차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소관도 아니고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나 예전에 외교통상부에서 ‘통상’을 떼어내어 산업부에 포함시키면서 애매모호하고 더욱 소외된 분야로 남아 있었다. 수출중고차 선적과 거래의 약 90%는 인천지역이 주로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수도권 지역이 절대 강세라 할 수 있다. 

최근 평택이나 군산 등이 관심을 갖고 각종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다원화가 진행 중이다. 부산이나 울산 등도 일부 관심이 있으나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전통적 강자인 인천지역은 선진형 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이고 평택이 대안으로 관심을 갖고 있으나 아직은 태동 단계라 할 수 있다. 

군산 새만금 지역에서 선진형 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나 주관 기업 선정 등은 물론 실질적인 수출 중고차 규모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군산 지역은 결국 남부쪽 중고차 일부와 중고 건설기계 등의 특화된 영역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수출중고차 영역을 산업 규모로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주관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의 관심도 크게 커지고 있고 관련 협회 결성도 곧 이뤄질 것으로 판단돼 선진형 산업으로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보다 3배 이상으로 시장을 키우고 높은 가격을 받는 등 다양한 산업군을 형성한다면 충분이 통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에 힘입어 다양한 선진형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출 중고차 플랫폼을 갖춘 선진 기업의 등장으로 수출 중고차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기업의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돼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행사해온 관련 플랫폼 기업 A사는 B, C 등 새로운 플랫폼 기업에 보이지 않는 위해를 가해 정상적인 사업 진행을 막고 있어서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수출 중고차 매물을 올리는 ‘셀러’들은 다양한 플랫폼에 매물을 올려 해외 바이어들을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중계망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관련 기업은 기존 독점적인 위치를 악용해 ‘셀러’들을 위협해 건전한 사업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출 중고차 산업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출시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활성화된 네거티브 정책이 필수적이고 특히 해당 분야에 위해를 가하는 후진적인 행위는 적극적으로 퇴출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제야 선진형 수출중고차 산업으로 키우고자 하는 시작점인 만큼 관련 기관의 관심과 공정한 거래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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