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에게 양자가 있었다. 유봉이란 자였다. 원래는 번성 태수 유필의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 유비가 이곳을 점령했을 때 "부모를 모두 잃고 아저씨 유필을 돕고 있었다"는 정황을 알게 되자 양자로 들인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관우가 못마땅해 했다. "형님께서는 친아들이 있는데 굳이 양자를 들일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보기엔 훗날 반드시 사고를 낼 겁니다."

그러자 유비가 "내가 친자식처럼 대한다면 그 애도 나를 친부모처럼 대할 터인데 무슨 사고를 치겠느냐?"면서 관우의 말을 흘려 들었다. 훗날 관우가 맥성에서 고립돼 구원병을 청했을 때 유봉은 우물쭈물해 구원병을 보내지 않았다. 결국 관우는 손권에게 잡혀 죽었고 훗날 유봉이 성도에 가서 구원병을 보내지 못한 이유를 해명하려 했으나 유비의 분노는 치솟았다. "너도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고 사람이 입는 옷을 입지 않느냐! 흙이나 나무로 된 인간이 아니거늘 어찌 구원병을 보내지 않았단 말이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유봉은 참수당했다. 

양부모들이 입양아를 학대해 죽는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온다. 양자의 잘못도 있겠으나 양부모의 무모한 선택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