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식견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육안불식태산(肉眼不識泰山)이라고 하는데 보통 사람의 안목으로 천하의 영웅을 알 수 없다는 말이 삼국지에 나온다. 

때는 유비가 여포의 뒤통수 가격에 혼비백산해 허도의 조조를 찾아가 의탁하고 있을 때였다. 유비는 어떻게든 큰 뜻을 품은 영웅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갖은 애를 다 썼다. 한편, 조조는 그런 유비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가 매실이 한참 익어가는 초여름날 한잔하면서 담소하자고 초청해서 저 유명한 군웅론(群雄論)이 나오게 된다. 조조가 천하의 영웅을 용에 견주면서 당대의 영웅으로 누구를 꼽을 수 있겠느냐고 묻자 유비는 가슴 졸이며 간신히 대꾸했다. "저의 평범한 안목으로 어찌 천하의 영웅을 알 수 있겠습니까?"

유비는 이렇게 대꾸했으나 조조의 태도에 잔뜩 겁을 집어먹어야 했다. "천하에 이름값이나 하는 영웅으로 친다면 그대 유비와 나 조조 둘뿐 아니겠소." 

영웅이 영웅을 알아본다고 하는 말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나 요즘 대선 정국에서 상대 후보를 얕잡아 보는 언사가 흔하다. 과연 못 알아보는 걸까? 아니면 일부러 흠집을 내는 것일까 궁금하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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