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무대에서 조조와 제갈량의 싸움은 그야말로 지략과 용병술의 화려한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첫 번째 드라마는 장강의 적벽에서 있었던 이른바 적벽대전. 조조는 주유의 화공에 궤멸당하다시피 하는데 이는 제갈량의 공로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지모의 활약에서 제갈량은 눈부실 정도였다. 두 번째 조조와 제갈량의 싸움은 한중(漢中)에서 일어났다. 제갈량이 한수를 건너가 배수진을 치고 조조군을 공격하다가 일부러 패한 듯이 많은 무기와 군장품을 버리고 도망쳤다. 조조의 병사들이 이를 줍고자 할 때 조조가 ‘단 하나도 줍지 말라!’고 엄명을 내린 후 필히 함정일 거라고 여겨 오히려 후퇴했다. 이때를 노려 제갈량이 대군을 휘몰아 공세를 취하니 조조군은 도망치기 바빴다. 

마침내 유비가 당도해 조조군을 무찌른 비결을 묻자 제갈량이 대답했다. "조조는 평소에도 의심이 많습니다. 그가 용병술에 능하다 하지만 의심이 많을수록 실패도 많은 법. 저는 물자를 풀어 함정이 있는 듯 꾸며 조조의 의심을 이용했고, 결국에 이긴 것이지요."

평소 의심하면 기용하지 말고, 기용했으면 의심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조조였으나 막상 싸움터에서는 달랐다. 정치와 선거는 이렇듯 전혀 다른 경쟁이고 싸움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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