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배다리저수지 산책로에 금개구리 및 수원청개구리 서식처임을 알리는 표지판. 사진 = 기호일보 DB
평택 배다리저수지 산책로에 금개구리 및 수원청개구리 서식처임을 알리는 표지판. 사진 = 기호일보 DB

평택시의 허술한 관리로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가 절멸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본보 6월 2일자 18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장기간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다.

17일 평택시와 한강유역환경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평택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LH 평택사업본부는 평택 소사벌지구 개발을 진행하면서 발견된 양서류들을 배다리저수지로 옮긴 뒤 위탁업체를 통해 ‘평택 소사벌지구 멸종위기 야생생물 모니터링 학술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는 한강유역환경청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을 위한 이동계획 및 대체서식지 조성 등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모니터링은 소사벌지구 개발이 끝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이뤄졌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원서식지 내 보전 또는 현지 내 보전이 불가한 경우 차선책으로 원서식지에서 개체를 포획해 유사한 환경(대체서식지)으로 옮겨지는 야생생물을 위한 것으로, 각 유역환경청은 개체 수 조사 시기나 서식지에 대한 환경평가, 사후 관리 계획에 대한 내용을 담은 모니터링 결과를 제출받고 있다.

그러나 당초 평택시는 수원청개구리를 비롯한 양서류들이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에도 불구, 정작 LH 평택사업본부가 진행했던 모니터링 대상에는 수원청개구리가 제외되면서 그동안 관리 대상에서 배제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LH 평택사업본부가 진행했던 학술연구용역은 금개구리나 맹꽁이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을 뿐,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었다.

LH 평택사업본부 관계자는 "워낙 오래된 자료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는 수원청개구리가 옮겨진 계기나 시기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태이며, 가이드라인에 따른 모니터링 자료가 제공되지 않으면서 지자체 차원에서의 관리가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시가 배다리공원 내 표지판 등을 활용해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임을 알리고 있음에도 정작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모니터링은 진행하지 않아 서식처를 계속 방치해 뒀다는 데 비판이 일고 있다.

금개구리나 맹꽁이 역시 모니터링이 끝난 시기도 파악하지 못해 지난해 시 자체 예산으로 모니터링을 처음 진행할 때까지 2년 동안 대체서식지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어떤 계기로 수원청개구리가 배다리저수지에 옮겨졌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배다리공원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공원에 설치된 표지판 내용을 변경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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