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는 말은 주체가 아름답다는 뜻 외에도 한 카테고리 속에서 가장 강조되거나 중요한 혹은 눈에 띄는 것을 표현할 때 쓰인다. ‘하계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리듬체조는 이러한 두 가지 뜻을 모두 담으면서 매우 적절한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리듬체조 인식에 영향을 미친 인물로는 ‘리듬체조계의 요정’으로 불리는 손연재를 빼놓을 수 없다. 실제 많은 어린 선수들이 손연재를 보고 리듬체조를 시작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손연재의 활약을 기점으로 한국 리듬체조의 국제적 위상은 매우 높아진 상태다. 오늘도 수많은 꿈나무들이 리듬체조에 도전하면서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특히 손연재와 함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사상 첫 리듬체조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쥘 수 있도록 활약한 전 국가대표 김윤희(30·여)코치가 활동하고 있는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은 단연 눈에 띈다.

앞으로 김포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리듬체조의 역사를 써 나갈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 선수들의 활동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 학생들.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 학생들.

# 학년별 연계 실현한 G-스포츠클럽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은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이자 맏언니였던 김윤희 전임코치의 주도 하에 운영되고 있다. 김 코치 외에도 2015년부터 김포초 리듬체조부 부코치를 맡았던 홍영표(27·여)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한다.

현재 G-스포츠클럽 내 선수반 학생 8명을 포함해 총 13명의 학생이 김포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시간은 매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이며,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진행된다.

김포시와 교육청은 총 9천300만 원을 지원하며 인건비나 체육관 대관료, 용품비, 운영비 등을 부담하는 데 돕고 있다. 수구 마련에 큰 부담이 있는 리듬체조 활동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셈이다.

김포지역은 리듬체조의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20여 년 넘게 운영된 김포초와 김포여중 리듬체조부는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러브알지챌린지에서 상을 받은 학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러브알지챌린지에서 상을 받은 학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포초가 모교인 김 코치 역시 김포지역의 대표적 리듬체조 선수로서 후배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훌륭한 선수를 배출하고 싶은 욕심에 2016년부터 김포초에서 지도자 역할을 시작했다.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은 선수 수급이 점차 어려워지고 학교 체육부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지는 김포지역의 리듬체조 활동에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어린 나이에는 리듬체조의 매력으로 인해 수많은 꿈나무들이 입문하고 있지만 이어지는 고된 훈련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G-스포츠클럽이 첫 시범 운영되면서 현재까지 원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학교체육부의 경우 학교·학년별로 나뉘면서 지속적으로 담당 코치가 변경돼야 했지만, G-스포츠클럽은 초·중·고 학생들을 모두 포함하면서 아이들의 특징을 오랜 기간 꿰고 있는 코치들이 각 선수에 맞는 훈련을 진행한다.

김 코치는 "학년이 올라가도 한 코치 아래에서 훈련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학부모들의 요청도 자연스럽게 해결돼 호응이 좋다"며 "또 김포초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던 학교체육부에서 G-스포츠클럽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학교의 선수들이 모여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러브알지챌린지에서 입상한 학생들.
러브알지챌린지에서 입상한 학생들.

# 코로나19 속에서도 빛나는 수상 성적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은 예술성을 강조하던 리듬체조에서 최근 수구가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점을 반영, 수구 다루는 법을 위주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 1분 30초 동안 시합에 나갈 작품을 지속적으로 연습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몸을 푸는 데만 3시간이 소요되는 리듬체조는 하루 8시간 이상 연습을 진행할 필요가 있어 타 종목에 비해 연습시간도 길다. 

또한 넓은 공간에 매트를 깔아야 하는 리듬체조 훈련의 특성상 장소가 마땅치 않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용되지 않는 김포초 체육관에서 긴 시간 동안 훈련이 진행될 수 있었다.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이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보여 준 성적은 무척 뛰어나다. 2018년 제31회 회장배 전국리듬체조대회나 제2회 국토중앙배 전국초등학교 리듬체조대회 등은 물론 전국소년체전에서도 김설(당시 12세·김포초)이 2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보인 바 있다. 2019년에도 국토정중앙배 전국초등학교대회를 비롯해 회장배, KBS배 전국리듬체조대회에서 박서현(12·김포초), 이정은(14·김포여중) 등이 맨손·줄·곤봉·리본·볼 종목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수구.
학생들이 사용하는 수구.

비록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식 대회가 전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올해는 온라인으로 실시간 진행되거나 영상으로 평가하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시합 참여로 인한 긴장감을 풀어주며 선수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대한체조협회 후원으로 무관중·유튜브로 진행된 러브알지챌린지(LOVE ‘RG’ Challenge 2021)에서는 김포 리듬체조 G-스포츠클럽 소속 선수들이 학년별로 볼·곤봉·후프·리본 등 종목에서 대거 입상했으며, 일본에서 진행된 국제대회인 사닉스컵(SANIX Open Office International RG Team Tournament 2021)에서는 박서현, 이정은을 비롯해 이소윤(16·고촌고)이 각각 후프 2위·볼 4위, 후프 3위, 곤봉 6위·리본 6위(시니어)의 성적을 거뒀다.

김 코치는 "학생들이 리듬체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오래 활동을 이어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아이들이 리듬체조가 좋아서 시작하지만 고된 훈련으로 인해 그만두는 모습에 너무 속상했다. 아이들이 꾸준히 리듬체조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잡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지도자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선수(12·김포초) 인터뷰

-언제 리듬체조를 시작했는지.

▶초등학교 2학년 때 TV를 통해 김윤희 코치님과 손연재 선수의 예쁜 모습에 관심을 갖고 당시 김포초에 있던 리듬체조부를 통해 시작하게 됐다.

특히 다른 선수들보다도 김 코치님이 리듬체조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는데, 김 코치님이 직접 이곳 G-스포츠클럽에서 리듬체조를 가르쳐 주시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리듬체조 주니어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훈련하는 데 있어 힘들 때도 많지만 난이도가 어느 정도 있는 어려운 기술들을 성공할 때마다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계속된 훈련을 통해 모든 운동선수들이 그렇듯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 이정은 선수(14·김포여중) 인터뷰

-리듬체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매체를 통해 손연재 선수의 영상을 보고 매료돼 관심을 갖고 리듬체조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인근 문화센터에서 리듬체조를 배웠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교내 체육부를 통해 본격적으로 리듬체조를 시작하게 됐다.

한 번은 대회 전후로 허리가 아파 힘든 적도 있었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극복해 냈다. 앞으로도 계속 리듬체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존경하는 선수가 있다면.

▶유튜브로 세계대회 영상을 보면서 많은 선수들을 알게 됐는데, 그 중에서 이스라엘의 리노이 아쉬람이라는 선수가 눈에 띄었다. 무언가를 할 때마다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항상 파워풀하게 실수 없는 모습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나 역시 좀 더 기술에 집중해 성공하려는 의지를 갖게 됐고, 보다 꾸준히 하려는 마음가짐을 새겨 주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국가대표가 되고 싶지만, 이에 앞서 올해 개최되는 전국대회에서 2개의 수구 종목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사진=<김포 리듬체조 G- 스포츠클럽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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