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졌다. 아마도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당수가 탄생했기 때문인 듯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 이후 각종 언론에서는 MZ세대를 분석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저마다 MZ세대의 성격을 정의하며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 맞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을 비롯해 일상 생활에서도 MZ세대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두 명 이상만 모이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관심이 의아하다. MZ세대가 최근 들어서야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합친 말이다. 

즉, MZ세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8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이미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으로,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맡은 지 오래됐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출간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Z세대들 역시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활을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1천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이처럼 벌써 수많은 MZ세대들은 우리 사회의 구조를 단단히 받치고, 때로는 이끌며 생활해 오고 있음에도 그동안 이들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무시해오다 제1야당 대표로 MZ세대가 선출된 뒤에야 비로소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우습기까지 하다. 

그동안 MZ세대를 가리키며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와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너희는 왜 그러냐" 등 질책을 숨쉬듯 하던 그들이다.

심지어 ‘개인주의 사상이 강하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성향을 가진 세대’라고 평가받았던 1970년대 생인 ‘X세대’들까지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앞세워 다음 세대들을 찍어 누르기 바빴다. 

이제는 ‘알파세대(2011~2015년 생으로, 인공지능 등 기술적 진보에 익숙한 세대)’를 준비해야 할 시기가 돼서야 MZ세대 특성을 분석하고 있는 현 상황처럼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다 보니 사회 발전이 더디다. 미래사회를 위해 지금이라도 새로운 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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