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건강, 가족, 행복, 사랑, 꿈 등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소중한 가치들은 많이 있다. 그 중 ‘딱 하나’만 선택하라고 했을 때 주저없이 돈을 선택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던 벨포트도 그런 사람이다. 돈이 세상에서 최고라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돈만 있으면 멋진 차, 좋은 옷, 맛있는 음식, 예쁜 여자친구 등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불행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자신을 속물이라 비판하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생각한다면 최저시급 받으며 알바나 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조던 벨포트는 실존 인물로 1987년, 22세 나이에 월스트리트 증권회사 보조로 취직한 후 26세에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으리으리한 대저택, 모델 출신인 금발머리 아내, 멋진 슈퍼카 등 화려하고 신나는 삶의 원천은 단연코 돈이라고 말하는 조던. 그의 돈 버는 노하우를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만나 보자.

중산층 출신의 조던은 어려서부터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룰 첫 무대로 월스트리트에 입성한 그는 출근 첫날부터 증권거래소의 분위기에 완전히 매료된다. 전화기를 붙들고 고객을 설득하는 수많은 브로커들, 곳곳에서 들리는 고함과 탄성 소리,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전표들, 예측할 수 없는 주가 등락 등 활력과 광기가 뒤섞인 주식시장의 모습은 돈에 대한 욕망 그 자체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잘나가는 직장 상사 마크는 조던에게 큰 가르침을 전하는데 "이 분위기를 견디려면 마약과 여자를 가까이 하고, 고객의 지갑이 아닌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몰두해"였다. 그 가르침은 곧 신앙이 된다.

조던은 능숙한 화법을 무기로 회사를 창업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불법, 탈법을 교묘하게 동원해 막대한 부를 쌓는 데 성공한다. ‘월스트리트의 늑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조던은 그러나 주가 조작을 감시해 온 FBI의 수사망에 걸린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만병통치약인 돈으로 수사관을 매수하려 하지만 역효과만 낳는다. 돈에 대한 집착과 탐욕으로 비정상을 정상이라 우기며 살아온 그의 삶은 그렇게 브레이크가 걸린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1980∼1990년대 뉴욕 증권가를 무대로 돈이라는 먹잇감을 쟁취하려는 인간의 탐욕을 코믹하지만 날카롭게 해부한 작품이다. 무려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돈, 마약, 성에 중독돼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데, 지루할 수 있는 이 상영시간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노장 감독인 마틴 스콜세지의 노련한 연출력으로 모두 커버되고도 남는다. 조던의 흥망성쇠 인생사를 함께 한 뒷맛은 씁쓸하지만 배우 디캐프리오와 스콜세지 감독의 콤비 플레이는 최상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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