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탁연합군이 결성되고 원소는 맹주로 추대됐다. 이때 군량 공급에 있어 기주자사 한복의 역할은 괄목할 만한 것이었는데 원소는 욕심을 품었다.

즉 기주 땅을 수중에 넣을 심산이었다. 그는 북평태수 공손찬에게 편지를 보내 "기주 땅을 차지하면 반을 드리겠다’고 했고, 한복에게는 ‘공손찬이 기주를 노리고 있으니 구원해 주겠다"는 서찰을 보냈다. 한복이 겁을 먹고 원소의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자 경무라는 참모가 반대했다.

"원소는 맹주라고 하지만 군량이 부족해 우리에게 의지해 어미 품에 안긴 어린아이나 다름없어요. 당장 젖을 주지 않으면 굶어 죽을 지경인데 구원이라니요. 이건 음모입니다."

하지만 한복은 충고를 듣지 않고 원소군을 기주성으로 맞아들여 공손찬에게 대항하려 했다. 원소는 곧 야심을 드러내 한복을 내쫓고 기주를 차지했으며 공손찬에게는 성 하나도 내주지 않아 공손찬군과 내전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한복의 꾀 없음을 탓하기도, 원소를 지탄하기도 한다. 지탄하기에 앞서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정치판의 논리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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