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좋은 물건이 있습니다. 잠시 시간 되시면 구경해 보세요."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 인천시의 한 구청 사무실에 검정색 하드케이스 007가방을 든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A씨가 들어와서 한 말이다.

깔끔한 옷차림을 한 A씨는 마치 구청 사무실 방문이 익숙한 듯 이곳저곳을 다니며 일부 공무원과 관계자들에게는 구면인 듯 친근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에게서 ‘좋은 물건’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대다수 직원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일부는 "난 아직 지난번에 산 거 남아 있어요"라고 말하는 한편, "좋은 게 뭐예요?"라며 호기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가 ‘좋은 물건’이라며 007가방에서 꺼낸 물건은 비아그라로 추정되는 물건부터 진품 여부가 불확실한 명품 시계, 명품 지갑, 넥타이, 전자제품 등 다양했다.

실제 이 남성은 구청뿐 아니라 인천시교육청을 비롯해 지역 관공서에서 나름 소식통으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관공서를 돌아다니며 방문판매행위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관계 기관의 다양한 소식들을 퍼 나른다고 평이 나 있다.

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자칫 불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어 공무원들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물건의 출처 및 종류에 따라 이 같은 판매행위는 의약품관리법 위반부터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저촉될 수 있다"며 "구매자도 구매 품목과 양에 따라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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