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트
103분 / 스릴러 / 15세 이상 관람가
 

한밤중 퇴근길 골목에서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연쇄살인마에게 쫓기는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 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소정(김혜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도우려다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또 다른 타깃이 되지만 그대로 당하거나 물러서지 않는 주체적인 캐릭터다.

합이 짜인 액션이 아니라 살인마의 발소리도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쫓기며 벌어지는 규칙 없는 액션이다 보니 경미를 연기하는 진기주의 온몸은 멍과 상처투성이가 됐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권오승 감독은 카페에서 청각장애인이 대화하는 걸 지켜보다 시작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권 감독은 듣지 못하는 경미가 불빛이나 신호 등 주변 반응으로 살인범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식해 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 영화가 기존 스릴러와 다른 점은 ‘음소거 공포’라는 것이다. 청각장애가 있는 경미가 가질 수밖에 없는 불리한 상황에서 오는 위험, 그런 상황을 즐기며 목숨을 위협하는 연쇄살인마의 모습이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퇴근길 주택가, 도심 번화가 등 익숙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한밤의 추격전이 장르적 쾌감을 끌어올린다. 진기주는 청각장애인 역을 위해 수어학원을 다니며 수어와 농인들의 표현 방식을 공부했다. 

"수어는 이미지를 구체화해 표현하는 상형문자 같은 느낌이 있어서 흥미로웠고, 다행히 첫 수업에서 영화에 나오는 수어를 마스터했어요. 사람마다 말투가 다르듯 수어도 손동작의 빠르기나 크기가 성격 따라 다른데 제 수어가 경미와 잘 어울리고, 길해연 선생님의 수어가 엄마와 잘 어울리게 나와서 신기했죠." 진기주의 말이다.

미드나이트는 전국 극장과 티빙에서 30일 동시 개봉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