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필선 여주시의회 의원
유필선 여주시의회 의원

코로나19 대유행 우려 속에서도 정부의 방역 지침에 국민들이 잘 협조해 큰 확산세 없이 잘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으며, 백신 접종 후 1년, 짧게는 6개월의 기간만 백신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선언한 이스라엘과 영국마저 변이바이러스에 의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국,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방역 수칙 준수는 계속돼야 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후 서울시를 시작으로 신속진단 키트가 사용되고 있다. 정확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신속한 음양 성 진단으로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이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신속하게 음양 성을 진단하면서 정확도까지 높으면 좋지 않을까. 이를 만족하는 방법은 바로 여주시의 신속 PCR 검사다. 

신속 PCR 검사는 진단 정확도가 높은 PCR(유전자증폭) 검사 방식과 결과가 빨리 나오는 항원 검사 장점을 합친 방식으로, 1∼2시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여주시에서 신속 PCR 검사를 시작한 것은 작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월 25일 여주시에 위치한 200명 규모 시설인 라파엘의집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여주시 감염 사례 중 개인 간 감염은 있었지만, 30명이 발생할 만큼 집단 감염은 처음이었다. 

집단 감염은 확진자 확산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여주시에선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고심했고, 신속 PCR 검사라는 방법을 발견했다. 신속 PCR 검사를 통한 주기적 검사 덕분에 슈퍼 전파자가 될 수도 있는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냈고, 28일 동안 여주시 확진자는 0명을 유지했다. 여주시는 이러한 신속 PCR 검사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와도 상의했다.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신속 PCR 검사는 그동안 방역 지침을 지키는 동시에 한층 더 안전성을 강화하자는 차원의 접근"이라며 "좋은 선례로 자리 잡으면 초·중·고까지 열 수 있는 보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이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한다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주시에서 목놓아 주장해도 관심받지 못했던 신속 PCR 검사를 서울대 교수가 검증하니 여러 방면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2월 서울대에서 신속 PCR 검사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5월부터 학교 학생들에 대한 신속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여주시에서 시작한 작은 날갯짓이 교육 기관으로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학교 정상화이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여주시는 여주교육지원청과 학생들에 대한 주기적인 신속 PCR 전수검사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두려웠던 걸까, 여주교육지원청은 우려 목소리를 내비쳤다. 어린아이들의 비인두를 자극해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 것에 부담일 수도 있지만, 교육 정상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후 지난 3월 12일 여주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와서야 여주교육지원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늑장 대응이라는 여론이 두려운 것이었을까. 사흘 뒤인 15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여주시를 방문해 이항진 시장과 코로나19에 안전한 학교 만들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논의에서 이 교육감은 여주시에서 제시한 신속 PCR 검사를 통한 협력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감들 간 논의가 있었는지, 6월 10일 서울시교육청은 신속 PCR 검사를 서울 관내 5개 교에 시범 도입할 것을 발표했다. 

지난 6월 14일 수도권 중학교 등교 인원 ⅔로 확대, 올 하반기 학생들의 전면 등교에 대비하는 서울시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 과연 백신만이 정답일까. 백신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백신을 기다리는 동안 방역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에 대한 백신보다 방역이 선행돼야 하며, 신속 PCR 검사와 같은 방역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더더욱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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