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즉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자살자는 1만3천799명으로, 전년도 1만3천670명보다 0.9% 증가했다고 한다.

 이를 자살률로 환산하면 인구 10만 명당 26.9명으로, 0.2명(0.9%)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천310명으로, 서울 2천151명 및 부산 1천20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1만5천906명)과 비교하면 2천107명(13.2%), 자살률은 4.9명(10만 명당 31.7명·15.3%) 감소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의 경우, 1만3천18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살 원인은 다양해 어느 하나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소위 ‘숨 쉴 틈’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마른 걸레도 쥐어짜면 뭔가 나온다’. 언제부터 사용된 말인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검색에서도 확인이 안 된다. 다만, 오래 전부터 사용된 말이라는 것만 알 수 있는 정도다. 한계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우리 사회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는 과정에서 이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그런데 21세기를 맞이한 지 벌써 20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희생을 강요하다 못해 당연시 여기는 부류들이다.

 지난 1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대다수 기업체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접종 휴가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본인의 연차를 소진하도록 하는 곳들도 많다. 

 경영부진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인 뒤 남은 사람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한계에 내몰기도 한다. 마른 걸레를 쥐어 짜면, 결국 찢어진다. 많은 리더들이 ‘사람이 먼저다’라고 강조해 왔다. 지금 상황이 진정 ‘사람이 먼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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