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1900년 초 인도의 수상이자 철학자였던 마하트마 간디는 리더(관리자)들이 해서는 안 될 일곱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들은 우리의 삶과 교육에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그중에서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과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integrity)’, 이는 교육이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으로 주목할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융합적 기술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상업주의나 경쟁 원리에 빠져 자칫 인간성 없는 과학 발전과 인격 없는 지식이 성행하기 쉽다. 

과학과 지식은 인간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자칫 오직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나 상업주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 확산은 ‘인격 없는 지식’에 의한 ‘인간성 없는 과학’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 사회가 가져다 줄 인간 소외와 인간의 정체성 상실, 그리고 양극화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양심과 인격이 빠진 지식은 결코 산지식이 될 수 없고 윤리와 인간성이 배제된 과학은 인류를 위한 진정한 과학이 아니라 인간에게 유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급격하고 총체적인 환경 변화는 새로운 인재상을 요구하고 새로운 교육의 틀을 필요로 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인공지능(AI) 로봇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에 따른 인류의 삶에 미치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간성을 되찾는 교육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예컨대 취업 지망생을 위한 AI면접관, AI교사와 의사, 약사 등장에 인간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보라. 

미래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암기 교육이나 내일을 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현재에 적응해야 하는 융합 창조성 교육이 주가 돼야 한다. 여기엔 빅 데이터와 AI 발전이 가공할 정도의 총체적 삶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볼 때 이미 우리 교육은 인간성 회복을 위한 교육, 인간 본질을 찾는 교육, 더불어 살 수 있는 공조 교육, 그리고 직업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는 교육면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미래의 새로운 인재에 필요한 능력은 종합적 문제 해결력, 창의적 융합 능력, 통찰력, 호기심, 도전정신, 협력하는 정신, 도덕성 그리고 함께하는 삶의 자세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앞서가는 교육 선진국인 이스라엘이나 북유럽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의 주된 항목이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학습방법의 대변혁은 물론 교육과정의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운영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 교육의 고교학점제로의 변화가 그러한 흐름을 반영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는 데 일말의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 교육은 그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는 창의적이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교육해야 하는 당위성을 안고 있다. 미래 학교 교육은 학습자의 학습자원 센터 역할로 변화하고 교사는 학습 촉매자(facilitator)나 학습 보조자(helper) 역할로 변화될 것이다. 

결국 현행 암기에 의한 입시 인간형 교육은 빠르게 폐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제는 세상이 교육을 바꿔왔던 지금까지 우리 교육 방식은 멈춰야 한다. 대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양성의 역할을 시행해야 할 때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태도를 형성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계 없는 학문과 과학기술 세계,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다운 인간이 존재할 때 가능하고 이는 교육이 담당해야 할 고유한 사명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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