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여름철을 맞아 하천변 일대 풀베기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과 환경단체 요구가 차이를 보이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2일 시에 따르면 하천변 풀베기 작업 과정에서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작업 시행에 앞서 지역 환경단체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시는 환경단체의 의견을 토대로 산책로 주변 50㎝∼1m 이내의 풀이나 하천 범람 시 물길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풀베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풀베기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구간으로 인해 산책로에 벌레가 들끓고,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다는 등의 주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시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는 심한 악취는 물론 수원지역 4대 하천(서호천, 수원천, 원천리천, 황구지천) 일대에 뱀이 출몰하는 등 안전상 문제점이 있어 제초 작업이 필요하다는 등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들은 무분별한 풀베기가 실시될 경우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권선구는 2019년 4월 황구지천 범람에 대비하기 위해 인근에 심어진 나무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해당 하천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서식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해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시가 풀베기를 위해 고용한 용역업체가 협의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물길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나무도 자르거나 시가 일방적으로 협의 없이 풀베기 작업을 먼저 시작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시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서식환경을 훼손할 정도로 과하게 제초한 경우가 간혹 발생하면서 수원시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며 "일부 주민들이 협의 내용을 초과한 수준의 제초를 요구하는 만큼 현 상황을 반영한 하천관리 매뉴얼을 통해 풀베기 작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13년 마련된 ‘하천 유지관리에 대한 매뉴얼’이 있지만 당시 환경단체와 논의되지 않았던 부분도 있어 새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민과 환경단체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긴 어렵겠지만 그나마 최선의 대책을 내놓는 매뉴얼이 완성될 경우 그에 따른 유지·관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