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직전, 제갈량은 끊임없이 주유를 격동케 하여 조조군에 맞설 결단을 유도한다. 한마디로 격장지계. 격노케 하여 싸움에 나서도록 만들고자 했다. 심지어는 주유의 아내를 조조가 노린다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마침내 격노한 주유가 "나와 그 늙은 놈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 그 놈을 죽이겠다"고 날뛰자 넌지시 달랜다는 말이 걸작이다. "서둘지 마시오. 매사 세 번 깊이 생각해야만 후회할 일을 면할 수 있다지 않소." 주유는 더욱 강경하게 외쳤다. "비록 도끼날이 내 머리를 치더라도 결단코 뜻을 바꿀 수 없소. 같이 힘을 합쳐 그 늙은 도적놈을 무찌릅시다." 손권 진영이 항복할까 봐 노심초사했던 제갈량의 꾀가 보기 좋게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충고란 꼭 좋은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달래는 듯하면서 상대를 더 흥분케 하거나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떠안고서 노림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가 흔하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처럼.

  <삼국지 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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