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 대해 흔히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이라고 얘기한다. 현재 국내 육상 종목은 큰 규모의 대회에서조차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일명 ‘효자 종목’이라고 불리는 양궁과 유도를 비롯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사격 등과 달리 ‘메달’로 대표되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달리고, 뛰고, 던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경기’로 정의되는 육상은 트랙과 필드에서 이뤄지는 경기의 총칭으로, 과거에는 생존에 필수적인 방어와 공격법들이었으나 점차 발전을 거듭해 경기로 정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의 제전 및 종교적 행사에 육상 경기가 밀접하게 연계돼 달리기와 창던지기 등의 종목이 이뤄졌으며, 스포츠로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기원전 776년 그리스에서 제우스신을 찬양하기 위해 시작된 고대 올림픽부터다.

 올림픽은 제1회부터 서기 393년까지 4년마다 열리면서 총 293회 대회가 계속되는 동안 육상을 중심으로 경기가 이뤄졌다. 근대 육상경기의 시작은 영국으로,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기에 걸쳐 경주와 경보 형태로 경기가 시행됐다.

 국내에서 육상경기가 처음 시작된 시기는 1896년 5월 2일 서울 동소문 밖 삼선평(三仙坪)에서 ‘한성영어학교’ 학생들이 영국인 교사 허치슨(Hutchison) 등의 지도로 역사상 첫 ‘운동회’를 개최한 때로 보고 있다.

 현재 육상경기 종목은 올림픽을 기준으로 ▶트랙(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릴레이, 허들, 3천m 장애물) ▶필드(멀리뛰기, 높이뛰기, 세단뛰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해머던지기) ▶도로 경기(경보, 마라톤) ▶트랙필드(100m,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등 ‘남자 10종 경기’·100m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등 ‘여자 7종 경기’) 등 30여 개로 나뉜다.

 육상은 이처럼 장구한 역사와 수많은 형태로 이뤄진 종목임에도 대중은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만 잠깐 관심을 보이는 데 그친다. 어쩌면 그마저도 황영조·이봉주 선수 등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마라톤 종목만 눈길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운동장 위에서 뜨거운 땀을 쏟아내고 있다. ‘동두천 육상 G-스포츠클럽’도 국내 육상 발전을 위해 연일 굵은 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 중이다. 

 

 # 엘리트 육상 부활을 외치다

 동두천시는 올해 ‘학교운동부 연계형 G-스포츠클럽’으로 육상부를 창단하며 엘리트 운동부 부활을 알리는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동두천 육상 G-스포츠클럽’은 초등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 학년을 다양하게 모집해 훈련을 시작했으며, 현재 14명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동두천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육상트랙을 활용해 하루 2시간여 동안 훈련하고 있다.

 동두천 G-스포츠클럽의 창단 계기는 동두천지역 학교운동부의 변화였다. 과거 축구와 태권도·유도·육상 등 인구 10만 명 미만인 도시임에도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을 배출했던 것과 달리, 각 학교에서 운동부 운영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학교운동부 숫자가 급속히 줄어들어 현재 동두천지역에는 엘리트 학교운동부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동두천시는 경기도교육청의 ‘G-스포츠클럽 정책’을 접한 뒤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과 함께 지역에 다시금 학생운동선수 부흥이 이뤄질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학교운동부 연계형 G-스포츠클럽’을 창단했다. 또 지자체와 체육계 등 각계각층이 머리를 맞댄 결과, 육상이 동두천지역에 가장 적합한 종목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처음 운영을 시작한 만큼 아직까지는 육상에 대한 매력을 알리기 위해 재미있는 놀이 위주로 훈련을 진행 중으로, 이들이 점차 엘리트 선수로 성장하고 운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단계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 목표는 ‘연계형 현실화’

 초등부 육상선수들의 훈련 프로그램은 ‘밸런스→부위별 보강운동→순발력→연속동작 수행능력→유연성’ 순으로 시작과 마무리가 이뤄진다. 매 훈련마다 달리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고관절운동과 코어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거리 훈련으로 몸을 컨트롤할 수 있을 정도의 힘과 스피드 훈련으로 시작해 던지기 훈련과 도약 훈련, 중거리 훈련까지 넓혀 가며 다양한 운동과 새로운 경험을 배워 나가고 있다.

 윤빛나(29·여)동두천 G-스포츠클럽 육상코치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부상도 쉽게 찾아오기 마련으로, 기초부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자신의 몸을 잘 사용할 수 있는 기본기와 결승선 끝까지 달릴 수 있도록 집중력을 기반으로 한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첫발을 내디딘 상태라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동두천지역에서 육상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도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동두천 G-스포츠클럽의 궁극적인 목표는 ‘연계형 현실화 실현’이다.

 현재 동두천시는 경보를 주 종목으로 하는 송내중앙중학교 육상부를 보유하고 있다.

 육상경기 중에서도 가장 비인기 종목으로 손꼽히는 경보는 앞으로 내딛는 다리의 무릎을 굽히지 않아야 한다. 또 두 발이 동시에 떨어지지 않고 어느 한쪽 발이 항상 지면에 닿아 있는 상태에서 발걸음을 전진하는 운동이다.

 송내중앙중 육상부는 지난해 7월 회장배 전국 중고육상대회에서 3천m 경보 은메달을, 같은 해 10월 문화체육부장관기에서는 5천m 경보 3위 입상에 성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4월 춘계중고육상대회와 KBS배 3천m 경보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잇따라 내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동두천지역 중등부 육상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반면 선수 육성 부문에서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동두천시는 G-스포츠클럽을 계기로 초등부 육상부가 창단하면서 시 학교운동부 엘리트 육상으로 이어지고 학생선수들이 지역 내 중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장점을 통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계’에 중점을 두고 동두천 G-스포츠클럽을 운영할 방침이다.

 동두천시체육회 관계자는 "신생 G-스포츠클럽이지만 다른 시·군 못지않게 동두천지역에서 비인기 종목인 육상이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항상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육상 꿈나무들 인·터·뷰

선생님과 함께 기록 단축 도전하고파

인터뷰/오연지 선수(12·여·지행초)

 -G-스포츠클럽 육상 훈련 분위기는.

 ▶육상팀 선수들과 달리기하는 게 재미있고, 육상선생님께서 다정하게 얘기도 잘 들어주셔서 분위기가 좋다. 

 -육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부터 체육을 좋아했는데,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달리기 시합을 하면서 이긴 뒤 느낀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 엄마에게 달리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엄마가 육상 G-스포츠클럽을 찾아주셔서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열리지 않아 시합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선생님과 함께 기록을 단축하고 싶다. 또 포환던지기도 배워 보는 등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 

 

 형·동생들과 훈련 과정 즐겁고 행복

# 인터뷰/정치우 선수(9·지행초)

 -G-스포츠클럽에 참여한 소감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운동과 사람 모두 낯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형·동생들과 함께 훈련하는 과정이 마치 가족들과 지내는 분위기 같이 화기애애해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G-스포츠클럽 안에 나보다 기록이 빠른 형이 있는데 열심히 훈련해 따라잡고 싶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시합에 출전한 경험은 없는데, 첫 경기에 나서게 되면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

 선생님 말을 잘 듣고 꾸준히 운동하면 목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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