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중교통체계의 대전환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

지난 6월 23일 오후 국회에서는 이항진 여주시장의 주관으로 신동헌 광주시장, 엄태준 이천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공동건의문을 전달했다. 공동건의문의 주요 내용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광주∼이천∼여주∼원주 연결과 GTX-A노선 수서역 접속선 설치 요청이다. 

이항진 시장은 "GTX의 광주∼이천∼여주∼원주 연결은 수도권 불균형 해소와 함께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생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며, 나아가 승용차 중심의 교통체계에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 전환은 광역교통 혼잡 해소뿐 아니라 수도권 내 인구 분산과 주택 가격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GTX 광주∼이천∼여주 연결은 용역 결과 B/C 1.19로 경제성을 확보했으며, 이를 원주까지 연결 시 경제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유관단체 회원들과 신륵사 둔치에서 탄소중립 실천 선언을 하고 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유관단체 회원들과 신륵사 둔치에서 탄소중립 실천 선언을 하고 있다.

6월 3일 광주역 광장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광주·이천·여주·원주 연결 비전 선포식’에서 원창묵 원주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 발전"을, 신동헌 광주시장은 "균형발전을 통한 수도권 인구 분산"에 대해, 엄태준 이천시장은 "편리한 이동권 보장으로 주거복지 기본권 확대" 등을 각각 강조했다. 이렇듯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 전환은 수도권 내외 주민의 상생 및 균형발전, 이동권, 주거복지 기본권 등 많은 변화와 발전을 전제하는 것이기에 지자체장들은 그만큼 절실하다.

여기에 더해 이항진 여주시장은 한 가지 중요한 도시의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철도 수송 분담률을 높이는 것은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맞서 탄소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실천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승용차의 15%에 불과한 철도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철도 수송 분담률이 1% 증가할 때마다 대기오염 비용은 1천19억 원, 온실가스 비용은 235억 원이 감소하고 에너지 비용은 315억 원이 절감되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약 3천2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하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라도 GTX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GTX 연결 문제가 단순히 해당 지자체의 복지나 발전을 넘어 문재인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의 가장 중요한 기여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여주를 비롯한 경기동남부지역은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을 비롯한 각종 수도권 중첩 규제로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들이다.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을 보호한다며 주민의 권리를 옥죄었던 환경문제를 반대로 지역 발전과 환경(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GTX 노선 연장의 당위성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기후위기라는 미래 위기에 선제적 대처 중인 여주시

6월 2일 신륵사 둔치 일원에서 여주시 각급 기관·유관단체 회원들이 모여 ‘2050 탄소중립 실천 선언식’ 및 환경정비활동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이항진 시장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이며, 지구 온도가 1℃ 올라가게 되면 자연재해 등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게 되는 만큼 일상 속 작은 실천들이 지구를 되살리고 모두의 삶을 바꾼다"며 "더 늦기 전에 시민 모두가 일회용품을 줄이는 등 일상 속 저탄소 생활에 실천과 행동으로 동참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여주 당낭리섬 케나프 심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휴식하고 있다.
여주 당낭리섬 케나프 심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휴식하고 있다.

이날 시 공직자들도 각 읍면동 구역을 정해 일제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

6월 18일 여주시는 대신면 당남리섬에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들과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내용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잡아먹는 것으로 유명한 케나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협력 방안 논의였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들은 갑자기 왜 여주에 모였을까?

당남리섬은 유채·라벤더·핑크뮬리 등이 대규모로 식재된 관광명소로 연간 1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시는 5월 24일 이곳 1만㎡에 케나프를 파종했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의 케나프 숲 조성이다. 더불어 여주시농업기술센터는 자체 육묘한 케나프 모종 1만5천 주를 관내 마을 30개소에도 공급했다. 

케나프는 양마(洋麻)라고 불리며 아프리카와 인도가 원산지이다. 2차 세계대전 시 미군에서 밧줄로 이용했고, 1960년대 미국 농무부(USDA)에서 섬유(펄프) 자원으로 우수성을 확인받은 바 있다. 1990년대 이후 목재 대체 펄프자원,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력으로 ‘지구를 구하는 식물’로 주목받고 있다.

케나프는 조단백질 함량이 우수하고 수량성이 좋아 외국의 경우 케나프 건초, 사일리지, 큐브, 펠릿, 사료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축산농가 기계화 실증 재배와 한우농가의 사료급여 기호성 평가를 통해 케나프의 우수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 

케나프 대량 재배는 높은 이산화탄소 흡수력으로 환경정화 및 온실가스 감축과 양질의 조사료를 통한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한다. GTX 여주 연결이 수도권 균형발전과 더불어 탄소중립에도 기여하는 것처럼 케나프 대량 재배도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시장이 국회를 찾아 이천 등 타 지자체장들과 GTX 연결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이 시장이 국회를 찾아 이천 등 타 지자체장들과 GTX 연결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 사람 중심으로 공간과 미래를 설계 중인 여주시

여주시는 인구의 52%가 시내권이라고 할 여흥동과 중앙동, 오학동에 거주하지만 남한강이 강남 원도심(여흥동, 중앙동)과 강북 신도심(오학동)을 가로질러 단절된 경향이 있다. 추가적인 교량 건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항진 시장은 지난 2월 신륵사관광지 출렁다리(상동~천송동, 총 사업비 256억여 원) 착공에 들어가 내년 6월 완공할 예정이다. 또 6월 1일 경기 First 공모사업 본선에서 ‘문화예술교(홍문동~현암동, 330억 원) 조성사업’으로 우수상을 받으며 60억 원을 확보했다. 

출렁다리와 문화예술교는 도보와 자전거, 휠체어, 퍼스널모빌리티 등이 통행하는 인도교다. 하지만 인도교보다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교량 건설을 주장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에 대해 ‘알쓸신잡’ 출연 등으로 유명한 유현준 건축가는 지난해 시 초청 특강에서 "남들과 똑같은 인프라(자동차) 중심의 도시 발전은 여주를 망하게 한다"며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발전계획을 제언했다.

GTX 광주-이천-여주-원주 연결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 시장.
GTX 광주-이천-여주-원주 연결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 시장.

이항진 시장은 "‘2021년 경기First 공모사업’ 60억 원 확보는 경기도 정책과 여주시 미래 전략이 부합한 결과"라며 "사람 중심의 인도교로 조성하지 않으면 차량 통행에 따라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이 증가하고 공간과 생활은 더욱 단절될 것"이라고 ‘저탄소 녹색성장과 사람 중심의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여주역에서 내려 수달이 헤엄치는 소양천을 따라 걷다 보면 원도심 한글전통시장에 들러 볼거리와 먹거리도 즐긴다. 이어 남한강 문화예술교를 건너 현암동 시민공원(2022년 완공, 면적 40만㎡)에서 파크골프, 어린이 물놀이장과 놀이마당을 즐기고, 다목적 광장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질 날이 멀지 않았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사진=<여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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