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인천이 1981년 7월 1일 경기도와 분리되면서 독립적 광역지방정부인 직할시로 승격한 지 꼭 40년이 되는 해다. 인천시는 지난 40년간의 긍지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올해를 시민과 함께 인천의 희망과 도약을 논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시가 직할시 승격에 의미를 두고 기념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무엇보다도 직할시 승격 40주년은 시민이 주체가 돼 기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시가 직할시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수개월간 준비한 과정을 돌아보고, 올해를 계기로 시가 구상하고 있는 인천의 미래와 변화를 소개해 본다.

인천직할시청 현판과 직할시 승격 기념 행진.
인천직할시청 현판과 직할시 승격 기념 행진.

# 시민과 준비한 ‘인천독립 40년’ 행사

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5월 ‘인천독립 40년 행사 시민자문단’을 출범했다. 인천에 의미가 깊은 행사인 만큼 행사 준비 시작부터 시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자문단은 인천 도시·행정 전문가를 비롯해 행사·기획 전문가,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10명으로 구성돼 행사 전반에 대한 자문을 맡았다. 자문단이 제시한 행사의 방향은 ▶최대한 여러 세대의 시민들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행사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행사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비대면 행사 등이었다. 시 역시 이러한 의견을 적극 반영해 행사를 준비했다.

인천시민愛집 개방 기념식에서 행사 관계자와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인천시민愛집 개방 기념식에서 행사 관계자와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행사 취지를 대표하는 슬로건 역시 시민이 직접 정했다. 시는 5월 시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행사 슬로건과 옛 시장관사의 새 이름을 선정했다. 그 결과 행사 슬로건은 ‘인천 독립 40년, 긍지의 역사 희망의 미래’로 정해졌으며, 이달 1일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된 옛 시장관사의 이름은 ‘인천시민愛집’으로 결정됐다. 송학동 옛 시장관사는 1966년부터 관(官)이 이용해 온 공간이지만 올해 복합역사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특히 시는 인천독립 40년을 기념해 전용 홈페이지 운영을 시작하고, 시민들이 구체적인 행사 내용 및 그 의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지난 3일에는 제물포구락부에서 ‘인천독립 40년의 의미와 미래’를 주제로 기념토론회를 갖는 등 분야별 석학이 인천독립 40년과 미래를 논의했다. 이와 함께 진행된 ‘도시·마을·동네 토크콘서트’에서는 인천이 독립한 1981년 전후 출생한 청·장년들이 도시재생과 인천의 정체성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이 외에도 ‘인천영화열전’, 전문 스토리텔러가 함께 하는 ‘송학동 역사산책길 투어’, 가수 하림과 퓨전국악밴드 ‘온도’의 옛 시장관사 개방 기념 콘서트 등 시민이 인천독립 40년의 의미를 체감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7월 1일 시청에서 열린 ‘인천 독립 40주년 기념식’.
7월 1일 시청에서 열린 ‘인천 독립 40주년 기념식’.

# 지난 40년 인천이 이룬 변화들

인천은 1981년 직할시 승격 후 1995년 광역시 체제로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인천은 산업기반시설과 항만,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는 등 바다와 하늘을 잇는 도시로 성장했다. 또 안정적인 재정과 도시 인프라 구축 노력도 이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은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시와 인천연구원이 공동 분석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1981년 이후 현재까지 인천 인구는 약 3배 늘었고 면적은 5배 이상 커졌다. 1981년 당시 인구수 114만 명이던 인천은 현재 특·광역시 중 세 번째로 300만 도시가 됐다. 1981년 201㎢ 규모였던 도시 면적은 강화·옹진군 편입,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 등 지난해 기준 1천65㎢로 커져 특·광역시 중 가장 넓다.

교통과 재정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81년 632㎞였던 도로 길이는 지난해 기준 3천520㎞로 늘어나 특·광역시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1999년 인천도시철도 1호선, 2016년 인천 2호선이 개통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선(인천석남역)도 개통하는 등 총 140㎞로 증가했다. 

인천독립 40년 행사 일환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남춘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인천독립 40년 행사 일환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남춘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예산 규모는 1981년 816억 원에서 올해 18조4천억여 원으로 225배 커졌고, 사회복지비는 1985년 90억 원에서 올해 7조5천억 원으로 835배나 늘었다.

인천은 문화 분야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1982년 문화회관, 1994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하는 등 2003년 23개였던 문화기반시설이 2019년 기준 115개로 크게 증가했다. 1981년 단 1개에 불과했던 공공도서관도 지난해 기준 60개로 늘었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비롯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 201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하는 등 위상이 높아지기도 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도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역 내 의료기관은 1981년 360개에서 2019년 3천371개로 9.4배 증가했으며, 인구 10만 명당 의료인 수도 1981년 64명에서 2019년 1천239명으로 19.4배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변화를 이뤘다.

# 미래 인천이 가게 될 방향

올해 인천독립 40년을 원년 삼아 인천의 미래 10년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보완된 미래비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시의 이러한 구상은 최근 시가 분야별로 발표한 ‘인천2030 미래이음’에 고스란히 담겼다.

인천은 지난 10년간 경제와 환경이 가장 크게 변화한 도시로, 현재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시가 그린 ‘2030 인천의 미래상’은 ▶환경특별시, 탄소중립 선도 도시 ▶경제 구조고도화에 성공한 도시 ▶시민의 생활 만족도가 높은 도시 ▶신뢰와 자부심이 넘치는 도시 등 크게 4가지다. 세부적으로는 환경, 문화, 경제 등 각 분야별로 10개의 비전을 설정했다.

인천개항장문화제 야행 현장.
인천개항장문화제 야행 현장.

이들 비전 중 인천이 가장 중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환경특별시 인천(환경 분야)’이다. 인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주요 과제가 바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전제로 한 ‘환경(쓰레기) 독립’이라는 판단이다. 핵심 정책은 ▶권역별 복합환경문화센터 건립 ▶수도권매립지 활용 방안 검토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실현 등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자원순환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는 한편,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생산체계 혁신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함께 시는 지역별 첨단산업 육성 전략 수립을 통한 ‘첨단산업 중심 일자리가 풍부한 도시(일자리·경제 분야)’, 인천형 주거복지 실현 및 곳곳이 아름다운 디자인 도시 조성에 따른 ‘집 걱정 없고 도시환경이 아름다운 도시(도시·주택 분야)’, 해양친수공간 확대 계획을 바탕으로 한 ‘바다와 하늘을 더 잘 활용하는 도시(해양·항공 분야)’, 인천 중심 철도망 구축 및 도로 순환체계 확립을 통한 ‘안전하고 편리한 사람 중심의 교통 도시(교통 분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주민과 주민을 잇는 ‘문화와 역사를 일상에서 누리는 도시(문화·관광·체육 분야)’, 인천 복지기준선을 지속 발전시키는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포용도시(복지·가족·건강·교육 분야)’, 인천형 남북 교류로 ‘평화와 글로벌 이슈 해결을 선도하는 도시(남북·국제협력 분야)’ 등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박남춘 시장은 "인천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견인한 자랑스러운 도시로, 40년 전 인천직할시로 승격한 7월 1일은 지금의 인천광역시가 있게 한 발판"이라며 "민선7기는 앞으로 남은 임기를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특히 경제와 환경 분야에 있어서는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기초를 쌓겠다"고 약속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사진= <인천시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