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가뜩이나 더위에 약한 체질인데, 올해는 예년보다 더 더워서다. 장마 기간 제대로 된 비는 내리지 않은 채 마치 국지성 호우와 비슷한 모습의 세찬 소나기만 매일 이어지면서 더위를 물리치지 못했다.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다고 하니,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데 비오듯 땀을 흘리며 다니는 내 모습을 보고 종종 "버틸 만 한데 뭘 그렇게 덥다고 해?"라는 식의 말을 건네며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있다. 물어보면 모두들 "더위를 타는 체질이 아니어서 그렇게 더운 줄 모르겠다"는 답변을 한다.

그런 그들은 겨울철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못살겠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다. 겨울철 그들은 "안 추워? 뭘 이리 얇게 입었어?"라고 물어왔었다. 반대로 그들에게 "안 더우세요?"라고 물어보면, 마치 자랑하듯이 "난 여름에 집에서 에어컨 한 번 안 켜고 살아" 등의 답변과 함께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의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내용의 말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그들에게 악감정은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과 타인의 다른 점을 인정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관점에서만 타인을 바라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얘기들일 것이다. 문제는 평소 이들의 행동에 있다.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의견 등을 들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주위에 ‘적(敵)’은 많지만, 깊이 있는 대화를 하며 진심으로 속 얘기를 나눌 친구는 별로 없었다. 의외로 주위를 둘러보면 이 같은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나는 맞고, 넌 틀렸어"와 "네가 뭘 알아?" 등의 말을 쉽게 내뱉는 부류다. 누구나 같은 사람은 없다. 피를 나눈 부모 자식 사이는 물론, 형제자매 간에도 성격과 성향 및 체질과 적성 등 많은 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나만의 기준으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상대의 생각과 관점과 행동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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