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3 수험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수원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학생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지금이라도 접종할 수 있어 조금이나마 안심이 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첫날인 19일 오전 9시께 수원 제2호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권선구 정현중보들테니스센터 앞에는 권선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30분 간격으로 50명씩 접종이 진행된 이날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학생들은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반별로 접종 인원을 분산한 상태였고, 곳곳에 담임교사들이 배치돼 학생들을 맞이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조치로 인한 원격수업 탓에 오랜만에 만난 학생들은 그동안의 안부를 확인하면서도 먼저 백신을 접종한 친구에게 접종 과정이나 통증은 없는지 등을 물으며 불안한 기색도 보였다.

비슷한 시간, 수원시 아주대학교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도 영덕고등학교 학생들로 북적였다.

저마다 부모 또는 친구와 함께 센터를 찾은 학생들은 예진과 접종에 이어 15분 이상의 이상 반응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백신 접종을 마친 학생들은 기대감과 함께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영덕고 박재형 군은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매우 낮다고 하지만 그게 내가 될 수 있지 않으냐"며 "수능을 봐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맞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고 김민호 군도 "약간 두렵긴 하지만 이번에 맞지 않으면 언제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차라리 잘 됐다"면서도 "다만, 수능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맞아야 하다 보니 혹시라도 부작용이 생기면 공부를 못할 수도 있어서 2학년들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접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접종 대상인 고3 학생과 교직원은 각각 11만7천305명(전체의 98%)과 4만2천901명으로,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1차 접종에 이어 다음 달 9∼20일 2차 접종에 참여한다.

그러나 접종 첫날부터 시스템 오류로 인해 차질도 발생했다.

부천체육관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예정돼 있던 2개 고교 학생 및 교직원 700여 명의 명단이 시스템 오류로 확인되지 않으면서 1시간 이상 접종이 지연됐다.

부천시 방역당국은 명단을 관리하는 질병관리청 측에 문의해 전산 오류를 해결한 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가 돼서야 정상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수원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를 찾아 수성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을 격려한 뒤 "경기도는 11만7천여 명의 학생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며 "학생들이 백신 접종으로 건강을 지키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박지혜 기자 p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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