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도 하지 않은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와 각종 사건·사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 스태프들은 마약 복용에 성폭행 범죄를 범하는가 하면, 선수촌 앞에선 전범기인 욱일기를 든 극우 단체들의 시위가 끊이질 않는다.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을 맡은 이는 과거 장애인 급우에게 배설물을 먹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 끝에 사퇴했다.

도쿄 올림픽은 준비 과정부터 말이 많았다.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장은 지난 2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여성 멸시 논란이 제기되면서 대회 개막을 5개월 앞두고 사퇴했다.

조직위는 이사회를 열어 여성 인사인 하시모토 세이코 회장을 선임했지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후 열린 뒤풀이 행사에서 술에 취한 채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다카하시 다이스케에게 무리하게 키스해 성폭력 논란을 빚었다.

도쿄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잡음은 끊이질 않는다. 최근엔 외국인 스태프들의 잇따른 범죄행위가 터졌다.

일본 경시청은 최근 코카인을 사용한 혐의로 도쿄 올림픽 전기 기술 스태프인 영국인과 미국인 등 4명을 체포했다. 16일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올림픽 아르바이트생이 일본 국립경기장에서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해 체포됐다.

도쿄 올림픽 개회식 음악을 맡은 일본 뮤지션 오야마다 케이고는 과거 장애인 친구를 학대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는데, 논란 후에도 꿈쩍하지 않다가 개막을 나흘 앞두고 사퇴했다.

일본은 올림픽을 이용해 교묘한 정치적 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홈페이지에 독도를 마치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한 뒤 한국 정부의 항의에도 "문제될 게 없다"며 뻔뻔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범기인 욱일기를 이용한 응원도 제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이순신 장군의 격언을 재치 있게 바꾼 응원 문구를 걸어놓자 정치적 행위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일본 극우단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 선수단 앞에서 욱일기를 흔들고 있다. 확성기와 스피커를 이용해 입에 담기 힘든 말을 외치고 있는데, 일본 경찰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도 심각하다. 대회 개막 전 수십 명의 올림픽 관계자들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선수촌에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선수들을 비롯해 다수의 관계자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방해하고 있다. 미국 CNN은 19일 "올림픽 역대 최악의 폭염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외신은 도쿄 올림픽을 ‘스캔들 올림픽’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9일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와 스캔들에 일격 당한 도쿄 올림픽’이라는 기사에서 "부패와 성 스캔들, 코로나19 문제 등으로 도쿄 올림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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