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동아리팀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말을 개발해 화제다.

22일 가천대학교에 따르면 창업지원단 소속 사회문제 해결 창업동아리 ‘리사이트’가 점자와 단추를 활용한 시각장애인 전용 양말을 개발했다.

‘리사이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수행하는 글로벌 대학생 단체 ‘인액터스’ 소속 동아리다. 이다빈(21·여·경영학과)대표를 비롯해 문정현(21·여·한국어문학과), 신서연(21·여·심리학과), 허동준(26·경영학과), 김은결(19·여·경영학과)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명은 ‘평소 시각장애인이 알기 힘든 의류 정보를 다시 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어려움을 다시 보다’는 의미를 담았다.

‘리사이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의류 개발을 시작했다.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다 양말을 짝짝이로 신어 창피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흰색 무지 양말만 30켤레를 샀다는 한 시각장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양말 개발에 나섰다. 패션·의류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개발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처음에는 점자 사용을 검토했으나 점자 위치, 부착 등의 문제와 낮은 점자 해독률을 감안해 단추로 색을 구별할 수 있게 양말을 개발했다. 단추 1개는 흰색, 2개는 검정색, 3개는 진회색, 4개는 베이지색, 5개는 머스터드색으로 맞춰 시각장애인이 색을 스스로 구별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름도 ‘손끝으로 보는 양말’로 지었다.

미끄럼 방지를 위한 실리콘 부착 등 안전성 향상에도 힘썼다.

‘리사이트’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창업동아리에 선정돼 약 200만 원을 지원받았으며, 성남시 청년해봄·도전해봄 프로그램과 소셜벤처 동아리 지원을 통해서도 각각 150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았다.

와디즈펀딩을 통한 소셜펀딩으로 양말 약 250세트, 1천300컬레(약 330만 원)가 판매됐다.

이다빈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장례식장에 빨간 양말을 신고 가서 창피를 당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며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로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리사이트’는 양말 판로 확보에 이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하의 의류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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