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커피콘서트 포스터.
2021커피콘서트 포스터.

인천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수백 명이 모이는 공연이 열려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22일 시와 인천문화예술회관(인천문예회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인천문예회관에서는 대표 브랜드 공연인 커피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커피콘서트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소공연장 객석의 50% 상당인 250여 석만 예약판매됐다. 거리 두기 격상에 수수료 없이 예매 취소가 이뤄지면서 실제 관객은 200명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서 다수의 관객이 모인 것 자체가 시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특히 공연일은 시가 ‘코로나19 감염자가 일 128명 최고치로 확산 중이며,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을 피하라’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보내는 등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21일 신규 확진자 수는 130명으로 최종 집계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공연을 앞두고 취소 여부를 문의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모(48·부평구)씨는 "딸이 공연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문의했지만 그대로 진행한다고 했다"며 "두 명이 모이는 것도 다들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데 공연을 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민간이 소규모 문화공간 등에서 계획한 문화예술행사들은 4단계 격상과 함께 멈춤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는 문화오아시스 지원사업과 유휴시설 생활문화공간 지원사업 운영단체에 4단계 유지 기간 동안 계획을 연기하거나 비대면으로 실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민간 활동도 연기나 비대면을 권고하는 등 일부 제한이 걸렸다. 반면 인천문예회관과 같은 등록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공연은 좌석 띄우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역의 한 문화기획자는 "시가 비영리단체들이 하는 사업들을 다 정지시켜 놓고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며 "요즘은 현장에 100명씩 모이는 공연도 흔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인천문예회관 관계자는 "예매해 주신 시민과의 약속이고 출연진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방역지침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공연을 한다"며 "공연장 내에선 취식이 이뤄지지 않고 대기 중에도 밀집하지 않는 등 시민들도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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