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끼리 운영해야 하다 보니 예산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영수증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어려웠는데 선배들이 도와주니 큰 도움이 됐어요."

올해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1천6곳과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 920곳, ‘다함께 꿈의학교’ 103곳 등 총 2천29개 경기꿈의학교를 마을공동체와 학생들의 특성에 맞춘 3가지 유형으로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는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주체가 성인인 다른 유형의 꿈의학교와 달리 학생들이 직접 본인의 관심사 등을 주제로 설립한 뒤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학생들을 직접 모집한다. 학생이 스스로 기획·운영한다는 점에서 보다 자유롭게 ‘하고 싶고,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해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회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 ‘꿈짱(꿈의학교 대표)’을 맡아 운영하면서 다양한 어려움과 한계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초보 꿈짱’들에게 ‘선배 꿈짱’들이 꿈의학교 프로그램 기획, 성장 경험담 등을 들려주고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던 방법 등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쇼미더스쿨(Show me the School)’ 프로그램이다.

쇼미더스쿨은 꿈의학교가 운영 중인 각 지역별로 열리며, 지역 학생들이 보다 수월하게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를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본보는 용인지역에서 ‘쇼미더스쿨’을 실시한 과정을 중심으로 경기도교육청의 ‘쇼미더스쿨’이 운영되는 모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5월 용인교육청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2021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 쇼미더스쿨’.
5월 용인교육청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2021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 쇼미더스쿨’.

# 꿈의학교를 알려 주마! ‘쇼미더스쿨’

‘쇼미더스쿨’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학생이 꿈꾸는 배움에 대해 무한히 상상하고, 집단지성의 힘으로 상상을 성장시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꿈짱들을 돕기 위해 지역별로 실시 중이다.

이를 통해 도교육청은 ▶학생이 중심이 돼 주체적 배움으로 성장하는 꿈의학교 운영의 효과 제고 ▶학생 스스로 꿈을 기획하고, 도전과 성찰을 통해 자아 탐색 및 꿈 실현 ▶꿈꾸는 학교에 대해 상상하고, 구체적인 꿈의학교 구성 과정을 통해 학생의 꿈 실현 등을 기대하고 있다.

또 보다 효과적으로 ‘쇼미더스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쇼미더스쿨’을 통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운영 방안 고민 및 계획 수립의 기회 제공 ▶‘학생멘토단’ 구성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전문성 확보 및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만꿈(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운영지원단과 협업 ▶꿈짱 학생들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하도록 네트워크 구축을 방침으로 세웠다.

각 교육지원청은 매년 꿈의학교가 본격 운영되기 전 ‘쇼미더스쿨’을 개최, 새롭게 구성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강의와 토크콘서트 등의 방식으로 선배 꿈짱들이 신규 꿈짱들을 대상으로 꿈의학교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안내하는 등 다양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 꿈에 더 가까이

용인교육지원청은 올해 본격적인 꿈의학교 운영을 앞둔 지난 5월 지역 내 80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의 꿈짱과 만꿈 운영지원단, 학생멘토단 및 교육지원청 업무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1 학생이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쇼미더스쿨’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쇼미더스쿨’은 ▶꿈의학교 가치= 만꿈 운영지원단 선생님의 강의(꿈 들어가기) ▶선배와의 만남=꿈짱 경험이 있는 꿈짱과의 만남(꿈 다듬기) ▶꿈의학교 소개와 운영계획서 검토=소그룹별 의견 교환(꿈 나누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쇼미더스쿨’은 꿈의학교 학생멘토단이 ‘스스로’와 ‘더불어’라는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한 ‘스스로 꿈꾸고 도전하는 학생’이라는 용인지역 꿈의학교의 비전을 토대로 스스로 기획하고 주도해 행사를 진행했다.

학생멘토단 학생 2명의 진행으로 펼쳐진 ‘쇼미더스쿨’을 통해 학생들은 꿈의학교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학생 스스로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방법을 배우는 ‘꿈 들어가기’와 선배 꿈짱들이 꿈의학교를 운영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을 전해 들으며 스스로에게 꿈의학교의 의미를 질문해 보는 ‘꿈 다듬기’에 참여했다.

또 20여 명씩 4개 조로 나눠 마을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거나 꿈의학교 운영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등 자유로운 토론을 펼치고, 자신의 운영계획서를 검토해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꿈 나누기’와 앞으로 펼쳐질 꿈의학교에 대한 기대 또는 다짐 등을 나누는 ‘꿈 이야기’ 등의 시간을 통해 꿈의학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5월 용인교육청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2021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 쇼미더스쿨’.
5월 용인교육청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2021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 쇼미더스쿨’.

‘쇼미더스쿨’에 참여한 꿈짱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이 같은 행사의 필요성이 잘 드러났다.

‘쇼미더스쿨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 44.9%가 ‘꿈의학교의 가치에 대해 알게 됐다’고 응답했고, 40.8%는 ‘꿈의학교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답했다. ‘선배 꿈장과의 만남이 꿈의학교 운영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8.2%였다.

‘학생멘토단이 주도하는 프로그램 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각각 65.3%와 26.5%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한 반면 ‘불만족’을 꼽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쇼미더스쿨 운영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 61.2%와 ‘만족’ 28.6% 등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인지 참여 학생의 65.3%는 ‘향후 꿈의학교 학생멘토로 활동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꿈짱 네트워크 구성 시 참여하겠다’는 학생도 93.9%에 달했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올 하반기에도 성장나눔발표회 ‘텔미더스쿨(Tell me the School)’을 통해 올 한 해 꿈의학교를 직접 운영해 본 경험을 서로 나눠 보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 성장의 밑거름이 되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쇼미더스쿨’이 진행된 지 한 달여 만인 이달 초 학생멘토단과 만꿈지원단, 신규 꿈짱이 함께 모인 가운데 ‘쇼미더스쿨 성과평가회’를 열었다. 교육지원청 꿈의학교 담당자를 포함해 총 10명이 참석해 올해 ‘쇼미더스쿨’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아쉬움과 향후 개선점 및 좋았던 점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올해 운영되는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의 꿈짱 대부분이 성실한 자세로 참여했고, 전체적으로 진행 과정이 순조로웠다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만꿈 운영지원단이 잘 이끌었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다만, ▶소그룹 운영 시 학생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운영계획서에 대한 첨삭의 시간이 부족했다. 컨설팅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 등의 아쉬움도 제기됐다.

‘쇼미더스쿨’ 프로그램 중 토크콘서트 진행을 맡았던 학생멘토단 김민주(용인 포곡고 3년)양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는 모습으로 불화가 없었던 점은 좋았지만, 준비기간이 부족했던 점과 학생멘토단이 5명에 불과했던 점 등이 아쉽다"며 "내년에는 인력과 준비기간이 보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멘토단 홍소영(용인 포곡고 3년)양도 "평소 쉽게 경험할 수 없던 기회로, 준비 과정부터 학생끼리 기획하는 과정을 통해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다소 원활한 진행이 어려웠고, 준비기간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앞으로도 좋은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앞서 직접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를 운영했던 꿈짱의 입장에서 볼 때 장소 섭외와 예산집행, 사후 처리 등에 대해서는 학생 입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이를 배우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들을 후배 꿈짱들에게 전해주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만꿈 운영지원단의 평가도 이 같은 학생들의 반응과 비슷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대면 방식으로 열린 ‘쇼미더스쿨’.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대면 방식으로 열린 ‘쇼미더스쿨’.

정인수 용인 소현중 교사는 "이번 ‘쇼미더스쿨’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꿈짱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학생멘토단이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향후 꿈의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점들을 자세히 안내하고 노하우를 전해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점 등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인범 안성여중 교사도 "올해는 여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데다 중간고사 기간도 겹치면서 학생멘토단이 ‘쇼미더스쿨’을 준비할 수 있던 시간은 20여 일에 불과했음에도 이 정도의 완성도를 보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며 "학생들이 행사에 대해 잘됐던 점과 부족했던 점 등을 잘 분석해 줬는데, 아쉬움으로 남는 점들을 보완해 앞으로 더욱 알찬 ‘쇼미더스쿨’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성과평가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토대로 올 하반기 열릴 예정인 ‘텔미더스쿨’은 물론 앞으로의 ‘쇼미더스쿨’의 내용 보강 및 꿈의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도내 각 지역에서 운영 중인 ‘쇼미더스쿨’은 꿈의학교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꿈을 찾고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기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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