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해보니깐 되더라’라는 큰 희망은 동네 쓰레기를 치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모두 함께 참여하려면 일상과 가까워야 했고,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했다. 먼저 인천 최초로 재활용 전용봉투를 제작해서 배포하고 배출실명제를 시행해 무단투기를 줄여나갔다. 무단투기가 극성인 곳을 위주로 성상별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클린하우스도 설치했다. 

지난해까지 68대를 설치했고, 올해 32대를 추가해 총 100대를 운영하려고 한다. 재활용품 수거 횟수도 주 1회에서 3회로 대폭 늘렸다. ‘동네가 몰라보게 깨끗해졌다’며 반기시던 주민분들의 반응이 무엇보다 와닿았다. 그다음 감량과 재활용에 기반한 자원순환 선진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갔다. 우리부터 쓰레기를 선진화해야 수도권매립지 종료도 가능하다. 관련 전문가는 물론이고 구민, 시민단체와 함께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지난해 ‘서구 자원순환 정책 주민참여단’을 출범시켰고 올해는 정식위원회로서 ‘서구 자원순환 선진화 시민추진단’을 구성해 시민과 함께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공모한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에도 선정돼 커피박 재활용, 배달음식 공유 용기 서비스, 환경교육 산실인 스마트에코통합센터, 폐비닐·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는 스마트에코 리사이클링센터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민원의 온상이었던 악취와 미세먼지도 속히 해결해야 했다. 전국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해 24시간 상시 모니터링하는 ‘악취&미세먼지 통합관제센터’를 개소한 이유다. 현장 출동이 가능한 실시간 대기오염물질 측정차량도 가세한다. 무엇보다 민관 협력에 기반한 예방 중심의 환경정책을 우선시했다. ‘민관 참여형 IoT 미세먼지 모니터링’을 구축하고, 발전소·정유소 등 미세먼지 배출 핵심사업장 6곳과도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겐 대기방지시설 설치 관련 비용까지 지원하며 미세먼지 저감을 이끈다. 검단산업단지 아스콘 업체의 대기 개선은 올해부터 2년간 약 65억 원의 예산을 들여 환경부와 함께 풀어나간다. 액화천연가스(LNG) 청소차 3대를 전국에서 처음 도입하며 친환경 공용차량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악취 민원은 46%(2018년 대비), 미세먼지는 18.6%(2019년 대비)나 줄었다. 

도심의 보물인 생태하천 변화도 놀랍다. 심곡천은 분류식 관거 설치로 약 455억 원, 검단천은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약 27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면서 대대적인 생태환경 개선을 기대케 한다. 심곡천과 공촌천에는 부족한 용존산소량을 보충하고자 매일 6천t의 한강원수도 공급 중이다. 덕분에 하천 하류 평균 수질이 5등급에서 3등급으로 껑충 뛴다. 느티나무, 왕벚꽃나무가 반기는 환경에 좋은 명품 하천길도 걷는다. 서구 곳곳을 도보로 잇는 서로이음길 11코스도 3년여에 걸친 대장정 끝에 올해 전 코스 완공된다. 

녹지총량 목표를 장차 5배로 정하고 1인당 공원 면적도 5.7㎡에서 6.9㎡로 21%나 늘렸다. 걷고 싶고 자전거 타기 좋은 녹색도시의 출발점이다. 환경을 가장 먼저 생각하면서 스마트한 기술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동사무소, 공원 캐노피, 동네 자투리땅의 포켓정원까지 남다르게 만들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스마트에코시티도 완성해나간다. 

SK석유화학의 부생수소, 수도권매립지의 매립가스, 폐비닐·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해 첨단기술로 수소를 생산, 탄소중립 역시 선제적으로 실천한다. 자원순환 신경제 모델의 성공이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패트롤’은 환경, 산림, 안전, 홍보를 아우르며 안전하고 깨끗한 서구에 힘을 보탠다. 

‘클린 서구’ 종착점은 국제환경도시다. 지난 3년간 선보인 환경 행정의 힘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생태환경이 완전히 바뀐 서구에서 세계 각국 환경인들이 모여 환경과 기후변화를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이너스 환경에서 플러스 환경으로 탈바꿈한 서구의 발자취를 연구하고 환경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대, 나이, 국적을 넘나들며 과거와 미래 환경의 모든 것을 체험하는 곳, 국제환경도시 서구의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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