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목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북부본부장
정관목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북부본부장

여름휴가철이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힘들고 무더위로 지친 몸을 이끌고 떠나는 여행이라 하더라도 교통안전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의하면 여름휴가 집중 기간인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하루 평균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일평균 613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연평균 2만8천여 건이 발생한 것이다. 아울러, 교통사고 사망자는 약 10명이며, 부상자는 926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연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과 비교해보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크게 차이 나지 않으나,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부상자는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휴가철 자동차의 안전이다. 자동차 관리는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휴가 등 장거리 이동 시에는 반드시 사전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사람의 손을 탈수록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자동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자동차의 수명과 안전도가 달라진다. 

운행 도중 엔진이 고장 나고 타이어가 펑크 나는 등 상상하기도 싫은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더 큰 화를 입는다. 결국 휴가를 망칠 뿐만 아니라 집안의 평화마저 깨뜨릴 수 있다. 자동차 점검은 다소 귀찮다고 미룰 일이 아니다. 즐거운 휴가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장거리 운전에 앞서 자동차를 점검하자. 휴가길은 교통 정체로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일이 잦다. 

자동차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브레이크가 빨리 마모될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소리가 나거나 차가 밀리는 느낌이 든다면 미리 점검해 교체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긴 내리막길을 운행하는 경우에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 브레이크 과열을 예방하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 베이퍼록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냉각수가 부족하면 엔진이 과열돼 차량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필자도 예전에 운행 중 차량 전면부에서 연기가 발생해 차량을 길 가장자리에 세웠으나 시동이 꺼지지 않고 한참을 작동하는 바람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알고 보니 냉각수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었다. 일명, 오버히트라고도 하며 냉각수 부족으로 종종 발생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장거리 운행 전 냉각수를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장마와 폭우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올 여름에는 기습적인 장대비가 올 수 있다고 기상청이 예보했다. 

장마와 폭우에 대비해 타이어, 에어컨, 와이퍼 등도 점검해야 한다. 빗길 교통사고는 맑은 날에 비해 교통사고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타이어 공기압은 평소보다 조금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타이어 트레이드 홈 깊이가 1.6mm가 되지 않으면 교체하는 것도 좋다. 무덥고 습한 기후를 대비해 에어컨 필터를 교체해 신선한 공기가 실내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장대비를 대비해 와이퍼도 사전에 점검해 잘 닦이지 않는다면 교체하는 것도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또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블랙박스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영상이 제대로 녹화되고 있는지, 메모리 카드 등의 문제는 없는지 전반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에어컨을 연속적으로 가동할 경우 주행 가능 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 출발 전 충전소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자동차 점검과 더불어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위한 마음가짐을 다잡은 후 휴가지로 출발한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 휴가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들지만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 몸과 마음의 휴식을 갖는 것은 삶의 활력소를 줄 수 있다. 휴갓길 안전운행으로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한가득 충전했으면 한다. 우리의 앞날은 행복과 희망으로 채우기에도 부족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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