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엄마에게 묻는다. "아빠는 오고 있대?" 그리고 놀랍게도 이내 엄용민 씨가 모습을 드러낸다. 몽롱한 기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중 옆을 보니 어느새 세 사람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그곳에 남겨진 남성용 구찌 반지갑. 주영이 지갑을 열어 확인한 신분증에는 아까 본 남자의 얼굴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적힌 이름 ‘엄주영’. 그것은 주영이 33년간 써 온 이름이었다.
설재인 작가는 평행 세계 요소 중 가장 원초적인 ‘성별’을 소재로 삼았다. "내가 만일 남자, 혹은 여자로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우리 모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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