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헌기 시흥경찰서 경비과 경장
홍헌기 시흥경찰서 경비과 경장

유례없이 증가하는 확진자 수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정부와 지자체는 단계별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으로 확진자 수를 낮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 중에는 집회 인원 제한, 집회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 이유로 집회 개최 건수는 줄고 있으며, 집회로 인한 소음 신고와 교통 불편 등 112신고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집회 개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서 각 노조나 이익단체에서 겪는 불이익 또는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싶은 욕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나 이익단체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1인 시위로 집회를 대체하고 있어 1인 시위 개최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1인 시위 현장에서는 집회 때 사용하던 스피커나 방송차량을 사용해 인근에 소음피해를 주는 등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행법상 2인 이상이 모여 구호 제창 등의 형식을 띠어야만 집회라 할 수 있다. 1인 시위는 집회로 구분되지 않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적용이 불가능하다(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의 제2호).

물론 1인 시위 중 방송차량을 사용해 인근을 소란하게 할 경우 경범죄처벌법상 ‘인근소란’ 통고처분을 할 수 있고, 통고처분을 거부하고 상습적으로 과한 소음을 유발하는 등 피해를 줄 경우에는 즉결심판에 회부하는 등 경찰관이 경고 및 사법조치를 통해 중재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지속되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시위자와 시민 간 쌓여 가는 마찰과 감정들이 마치 치킨게임처럼 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바이다.

이에 필자는 사후 처리만 논하기보다는 예방적 차원의 적극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노조원과 이익단체들의 의견을 수렴 또는 소통할 수 있는 창구와 제도를 마련해 시위자의 목적 달성을 돕거나 1인 시위 관련법을 개정해 코로나 같은 상황 시 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등 서로 간 타협점을 찾아내어 현재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보다 성숙한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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