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다소 높음
77분 / 코미디 / 15세 이상 관람가
 
이 영화는 B급 코미디를 표방해 코로나19 시국 속 존폐 위기에 놓인 낭만극장을 배경으로 한다. 극장을 찾은 이들은 덥고 습한 날씨 탓인지 하나같이 억지스러운 주장들을 펼친다. 

낭만극장에서 영화 ‘젊은 그대’ 시사회가 있는 날. 관객들의 반응은 관심도 없는 듯한 단발머리 감독 희준은 뒤늦게 영화관에 도착해 출입명부 작성을 안 하겠다며 버티고, 불경기에 일이 끊긴 평론가는 매점에서 무료 음료를 달라고 요구한다. 희준 역은 배우 이희준이, 평론가 역은 실제 평론가인 전찬일이 맡았다.

극장 사장은 이런 관객들의 무리한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극장 한쪽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아르바이트생 찰스(김충길)에게 무전기로 지시를 내린다. 사장에게 쩔쩔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찰스는 관객들을 달래 가며 힘겹게 하루를 보낸다.

영화는 무더위와 코로나 시국에 있을 법한 일들을 과장되게 묘사하며 웃음을 유발하려고 노력한다. 연신 손으로 부채질하는 인물들은 "제발 에어컨 좀 틀어 줘요"라는 곡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땀으로 끈적끈적한 피부와 젖은 머리카락의 몰골이 짠하기까지 하다.

‘델타 보이즈’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은 고봉수 감독의 작품으로 코로나 시국과 무더위라는 현실이 사실감 있게 녹아 있다. 1일 개봉.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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