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는 병법서 첫 줄부터 ‘신중하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不可不察焉)’고 지적한다. 나라의 존망이 걸려 있으니 당연한 말이지만 예링이 지은 「권리를 위한 투쟁」의 첫머리 글에서 오히려 손무의 진가를 찾아볼 수 있다. "목적은 평화이고 달성시키는 수단은 투쟁이다. (중략) 모든 국민의, 국가권력의, 계급의, 개인의 투쟁." 세상이 존속하는 한 투쟁은 사라지지 않는다. 많은 걸 살펴야 한다. 그 중에서 핵심 중 핵심은 부추기는 자다. 싸움을 부추기는 자에게 숨겨진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두 번째는 책상머리에서 꾀를 내어 매사를 재단하려는 자를 경계해야 한다. 세 번째는 모략으로 상대를 물리치려는 자를 경계해야 한다. 옛 고사의 하나. 한나라 초기 여태후 앞에서 번쾌가 10만 군사만 내주면 흉노족을 모조리 쳐부수겠다고 했을 때 모두 찬성하는데 계포가 나섰다. "아닙니다. 번쾌부터 쳐야 합니다. 호언장담이 지나치고, 아첨하기 위해 싸움을 부추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태후는 이후 흉노 정벌에 관해서 일체 말하지 않았다. 정세를 냉철히 봤기 때문이다. 

 요즘 대선 정국에서 각 후보들 옆에는 책사·모사·지략가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득실거린다.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나 음해 등등은 대개 그들의 작품이다. 장래를 꿈꾸는 자가 경계해야 할 바가 바로 그들을 제대로 살펴보는 혜안이다.  <중국인문학 연구원 제공>

《삼국지에서 오늘을 읽는다》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손자병법에서 오늘을 읽는다》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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