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방심하고 있거나 얕보고 대비를 허술하게 하고 있는 틈이 엿보이면 지체 말고 공격하라는 뜻이다. 어찌 보면 간단한 이치라고 하겠으나 이것은 항상 상대의 동정을 손바닥 보듯 잘 알고 있어야만 행할 수 있다는 데서 쉽지 않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약간의 자극에 허둥대거나 지나치게 대응할 경우 그 허점이 드러나게 마련일 것이다. 따라서 수비하는 쪽에서는 약점이 없이 완벽함을 갖추는 것이 최선이나 쉽지 않은 일이고, 허점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굳게 지키던 후보가 졸지에 바닥권으로 떨어지거나, 때로 도중 하차하는 경우를 그동안 무수히 봐 왔다.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결정적인 약점을 노출해 상대로부터 공격받아 허물어진 것이 가장 크다. 「손자병법」이 세상에 나온 지 2천500여 년이 지나도록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까닭은 경쟁에서 이기려면 상대의 강점에 부딪치지 말고 약한 부분을 집중 공격하라는 이 구절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막연한 셈법으로 자신의 우위를 믿고 ‘어떻게 잘 되겠지’ 하는 낙관으로 부딪치면 참패는 명약관화다. 인기는 바람과 같은 것, 물었다가 사라지면 손에 잡히는 건 하나도 없다.  

<중국인문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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