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나는 이미 교육 현장에서 사라진 사람이다. 하지만 늘 마음은 학교 주변에 머무는 유령 같은 사람인지 모른다. 근무하던 학교 교문 앞을 지날 때마다 교문 안을 들여다보고 싶고 학교 밖으로 뻗어나온 나무 하나도 저렇게 커 버렸나 하고 그 나무 주변이 변했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고, 아직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귀동냥하면서 가슴앓이도 한다. 

어쩌다 정년한 지 얼마 안 된 후배들이 교장 선생님이 학교 있을 때와 다르게 많이 변했다고 하고, 가끔 어느 친구는 참 좋은 시절에 근무했기에 더더욱 학교 변화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고 하며 많은 아픔을 이야기한다. 학교의 근무 풍토도 바뀌고 현재 있는 교원단체별 정치 색깔과 이념에 따라 학생 교육과 지도에서 많은 충돌과 갈등이 있다고 한다. 요동치는 학교 밖 정치단체나 사회단체가 학교 갈등 현장에서 교육적 문제 해결을 더욱 힘들게 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잠재된 학생의 발달 역량을 최상으로 키워서 자신과 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선생님의 교직관에 존경을, 선생님은 학생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배우도록 해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을 갖추고 적성과 능력 그리고 멈추지 않는 노력으로 보람된 미래를 개척하도록 한다. 모든 국민에게 교육은 정말 가치 있는 것이며, 모든 국민은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 학교 현장은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표 계산장이 되거나, 자신의 몫과 자리를 위해 파업하는 많은 교직원단체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학교는 판단력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 없는 비뚤어진 인권의식만 심어 주고 있다. 학부모들도 선생님의 가르침에 보는 시각에 따라 편견과 차별, 그리고 교육적 지도에서 있을 수 있는 사랑의 질책이나 언어적 문제를 부풀려 학교를 감시 대상으로 하기에 선생님도 구태여 열심히 가르치려 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모른 척 넘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별 교권보호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학교운영위에서 심의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가르침을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상부기관에서 주는 지침에 따라 심의·집행하는 각종 규칙은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을 부추겨 서로 관심 갖지 않고 모른 척 적당히 시간만 지나길 바라는 현실이 되고, 그래서 어느 정도 경력이 된 선생님 중에는 힘든 현장을 떠나 연금을 탈 시점이 되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선생님이 많이 계신다. 

학교 현장에 나타나는 정치세력의 침투와 투쟁으로 학교 현장을 주도하는 일부 교원단체의 큰 목소리, 시간 때우기로 교실만을 지키고 학생 학습지도와 생활지도가 짐짓 돌이킬 수 없는 덤터기 쓰기 쉽기에 되도록 지뢰는 피해 보자는 무사안일 선생님, 빈틈을 찾아 학교 현장을 흔들려는 일부 학부모 운영위원회 위원의 갑질로 학교당국은 하고 있다는 흉내만 내고 교육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이 점차 늘고 학업성취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인성교육과 기초학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여러 교육사다리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성공할 수 있는 교육현장들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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