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 성남시의원/전 경기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정윤 성남시의원/전 경기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몇 해 전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한 적이 있다. 경영(관리) 활동의 경험을 살려 현장과 이론에서의 경영을 체계화하고 싶은 나름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50대의 목사님을 만났는데, 매우 진지하고 활력 넘치는 분이셨다. 목회를 잘 영위하던 분으로, 굳이 경영학을 배우는 것이 궁금하기도 했다.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체계적인 관리 활동이 필요해졌고, 성도들의 성숙된 지적 호기심에 대한 대응 능력과 다양한 종교적 활동 등이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져가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을 실천적으로 활용하려는 그 모습이 대단하고 과감해 보였다. 

지난날 나의 가정생활을 잠시 생각해 본다. 농경사회에 기반을 뒀던 어린 시절에 대부분의 경제활동은 부모님 몫이었다. 두 분의 정성으로 형제자매의 양육과 학업이 잘 이뤄져 왔으며, 가정의 삶이 따뜻하게 이어져 왔음을 기억한다. 넉넉지 못한 경제활동이지만 어찌 그리 잘 꾸려 왔을까? 이러한 것들이 곧 경영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영은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들을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활동이다. 보편적으로 경영의 주체, 즉 경영활동을 영위하는 조직을 기업으로 한정해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정부와 지자체 등 모든 조직이 그 주체가 된다고 하는 것이 더욱더 합리적이다. 다만,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경영활동의 중심적 존재가 기업이기에 일반적으로 기업을 그 주체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의 기본 기능은 계획·조직·통제라는 기본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POC 사이클이라고 한다. 계획은 미래를 예측해 가장 적합한 활동들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이 계획은 향후 모든 활동의 기준점이 되기도 하며, 추후 성과의 평가기준이 되기도 한다. 조직은 계획에서 설정된 목표와 임무들을 수행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할 것인가를 규정하고 구조화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며, 수행 과업과 인력의 범위까지도 포함한다. 통제(피드백)는 실제로 과업을 수행해 나감에 있어 계획한 기준과 실제 상태를 비교하고, 그에 따른 과감한 활동 수정 또는 추후 계획에의 피드백 등을 통한 불확실성의 감소를 포함하는 과정이다. 보편적으로 경영이란 체계적인 활동을 영위하는 것으로, 이런 활동을 토대로 이뤄진 경영이야말로 조직의 영속성을 추구할 수 있는 틀을 갖출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제도를 도입·시행한 지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많은 지자체가 우수한 성과를 보여 주고 있지만, 일부는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경영성과 평가도 모든 지자체가 긍정적 결과만을 보여 주고 있지 않다. 이런 평가들이 자칫 특정 항목별로 이뤄지고, 평가가 우수하다고 해서 지자체의 모든 활동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 지자체가 특정 부문에서 최대 성과를 창출한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지자체의 경영활동에선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즉, 특정 부문의 어떤 성과도 지자체 전체의 틀 안에서 조화를 이뤄야만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경영의 틀 안에서 조화로운 활동들이야말로 지자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경영활동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를 혁신 경영하라’는 말의 의미는 특정 부문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 그 성과를 달성한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단 행정을 근간으로 경영이 조화롭게 이뤄진 활동이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측정 없는 개선(향상)은 없다’는 말처럼 끊임없는 경영활동 평가가 이뤄져야지만 비로소 지자체가 미래사회로 나아가는 데 실익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지향적 도시를 향한 경영은 무엇에 초점을 둬야 할까? 첫째는 인적 자원의 개발과 활용에 있어 체계적인 관리와 다양한 인적 자원 관리를 시스템화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는 공공서비스(도시생활, 교통, 안전, 고용 창출, 청년 지원 등)의 확충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관리활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는 최적의 예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 관점의 예산과 지자체 활동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는 국내외 성공적인 지자체 경험을 토대로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혁신스타트업 창업생태계 구축을 통한 세수 확보, 나아가 고용 창출을 연계시키기 위한 기업과의 활동 토대 마련에 힘을 기울어야 한다. 다섯째는 이러한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 수렴은 물론, 이를 알리는 홍보활동도 요구된다. 이는 지자체의 시정에 있어 경영해야 할 기본 명제임을 잊어선 안 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