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가운데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명언이다. 사실 고대의 전쟁에서 싸움이 길어지면 죽어나는 건 나라와 백성, 병사들이지만 장군을 비롯해 전쟁 수행의 요직을 담당하는 자들은 꽤 큰돈을 벌었다. 심지어 한 달을 끌면 금 몇천 냥에 식량 몇천 포대 등 챙길 수 있는 이익이 얼마가 된다는 계산까지 했다고 한다. 오늘날 군대를 봐도 알 수 있다. 국가 수호를 위해 수십만 장병을 유지한다고 하지만 속을 보면 별로 소용없는 별들이 꽤 많고, 심하면 ‘장군들 먹여살리는 것이 국방정책의 기본이 되고 있다’는 탄식도 들린다. 분단국가의 비극이자 희극이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선 주자들의 국방·안보정책에 있어 ‘병귀승’은 어느 정도 엿보이지만 ‘불귀구’의 대책은 별로 없다. 북한과의 종전 협상이나 평화 대화가 정략적으로 이용돼 온 그동안의 탓도 있겠으나 이제 기후위기를 비롯해 지구적 재난이 가시화돼 온통 재난 앞에 놓인 상황이다. 거대한 기후적 이상 현상이나 코로나19 같은 질병 앞에 탄도미사일이니 핵잠수함이니 하면서 군비 증강에 열을 올리는 것까지 포함해 고전(古典)의 명구 하나도 제대로 해석 못 하는 인물의 각축이 착잡함을 더하는 요즘이다.  <중국인문학 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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