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수출 회복세는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9월 수출액은 558억 달러로 사상 월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일평균·분기·누적 수출액도 역대 1위를 달성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세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대기업의 수출 반등세에 더해 그동안 움츠렸던 중소기업들의 재기를 위한 힘찬 날갯짓에도 큰 영향을 줬다. 경기도 여성기업들도 자신들의 기술력에 더해 다양한 수출 판로 개척으로 코로나19 이후의 장밋빛 미래를 꿈꿔 가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2021 경기도 우수여성기업으로 선정한 도내 기업들의 코로나19 극복기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육아용품 산업의 성장과 함께 유해물질이나 중금속이 포함된 제품이 난립하면서 결국 2017년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은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만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용품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매년 기준치를 통과하지 못한 수십 건의 관련 용품이 꾸준히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 구매가 늘어나며 국내 인증을 거치지 못한 제품들에 대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육아용품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경기도 여성기업이 있다. 성남에 자리잡은 육아용품 전문기업 ‘마더케이’는 안전성에 대한 고민은 물론 실용성 있는 제품으로 ‘엄마’를 편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다짐에서 출발했다.

마더케이 DIA 세제류.
마더케이 DIA 세제류.

# 육아 경험에서 우러나온 우리 아이 지킴이 ‘클린지퍼백’ 개발

마더케이 김민정 대표의 창업은 201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 유명 어린이 애니메이션 업체에서 라이선스 배급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근속 10년째가 되던 해에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며 신생아를 돌보는 것과 일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퇴직의 기로에서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던 것이 마더케이의 시작이다.

기업 설립의 시작은 육아와 사업을 병행하며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이유였지만 마더케이의 첫 상품인 ‘아기 지퍼백’은 엄마들의 보편적인 고민에서 출발했다.

당시 육아를 하며 지퍼백을 사용하던 김 대표는 육아용품의 오염 방지와 위생을 위해 활용하는 다용도 지퍼백의 경우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아 작은 아기용품부터 다양한 옷가지들을 담기에는 효율이 떨어졌고, 물건을 담을 때 가운데만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형태나 실용적이지 못한 디자인으로 인해 불편을 겪던 터였다. 더욱이 대부분 일회용 용도로만 제작되던 당시 지퍼백은 내구성과 재사용 시 위생 걱정으로 인해 불안감이 높았다.

이에 김 대표는 퇴직 후 이듬해까지 약 1년의 시간 동안 육아용품 전용 지퍼백 개발에 몰두했고, 본격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출시한 첫 제품이 아기 지퍼백이다. 아기 지퍼백은 기존 육아용품 전용 지퍼백으로 활용하기엔 부족했던 문제점들을 개선한 국내 최초 아기 전용 지퍼백으로 평가받는다.

마더케이의 아기 지퍼백은 단순히 대·중·소로 구분되던 기존의 지퍼백 사이즈를 ‘Mini’부터 ‘대용량L’ 그리고 ‘특대형’까지 8가지 사이즈로 세분화했고, 지퍼백 상단부는 이중 지퍼 손잡이로 밀봉력과 편리함을 확보, 하단부는 밑면을 만들어 보관용량을 늘리고 세울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기존 지퍼백 대비 두께를 더욱 늘린 도톰한 원단을 사용해 변형과 찢어짐 없이 물로 세척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토록 한 것은 마더케어 지퍼백의 특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엔 친환경 소재의 ‘에코 아기 지퍼백’으로 탈바꿈해 육아 고충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엄마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 소통을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

마더케이의 아기 지퍼백은 개발 과정보다 소비자와 마주하는 것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아기 전용 지퍼백이라는 제품이나 개념은 당시만 해도 생소했기에 유통을 위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를 상대로 한 영업에 많은 고충이 따랐고, 이제 갓 설립한 회사였기에 인지도는 전무했다. 하지만 김민정 대표는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것부터 발품을 파는 것까지, 무모하지만 꾸준히 문을 두드렸고 이내 제품 자체의 우수성을 알아주는 벤더를 만나며 본격적인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했다.

마더케이는 현재 아기 지퍼백 외에도 젖병, 수유패드, 건티슈, 모유저장팩, 빨대컵과 같은 대표 육아용품부터 면봉이나 세탁세제, 욕조클리너 등 아이 케어를 위한 위생과 세탁·세정용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 중이다.

이 모든 제품은 앞서 아기 지퍼백의 개발 과정과 같이 김민정 대표와 임직원 모두의 마더케이만의 철학을 담아 개발돼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다.

마더케이는 ‘엄마의 행복’을 위한다는 모토에 다가가기 위해 직원들과 육아맘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한 ‘브레인 스토밍’ 방식과 같이 마더케이는 사내 70%에 달하는 여성 직원들과 육아맘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도록 주기적인 자리를 마련하고 있고,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도 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있지만, 세 달에 한 번씩 기수제로 서포터스를 모집해 실제 마더케이 제품을 소비하고 있는 고객들과 공동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기수마다 적게는 30명, 많게는 100여 명의 서포터스로 구성된 이 모임은 다양한 홍보활동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해 마더케이의 철학을 공유하고, 현재도 서포터스 활동 이후 팬클럽 40여 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성남시에 위치한 마더케이 사무실 모습.
성남시에 위치한 마더케이 사무실 모습.

# 라이선스 배급 경험을 토대로 한 해외시장 개척

김 대표는 애니메이션 회사 재직 시절 다양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선스 배급 업무 경험을 살려 마더케이 설립 초기부터 세계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설립 1년 차부터 두드린 해외시장은 마침내 현재에 이르러 중국 본토에 설립한 상하이지사를 필두로 총 13개국에 진출, 안정적인 영업망과 브랜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마더케이 본사가 위치한 성남시와 경기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수출 지원 관련 사업 참여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실제 이 과정에서 참여한 바이어 상담회에서 해외 거래처를 찾을 수 있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마더케이는 앞으로 브랜딩을 통해 아시아 ‘톱10’의 육아용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당찬 포부에서 단순히 제품의 기능적 측면과 실용성에 더해 세계 엄마들의 마음속에 마더케이가 어떠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를 얼마나 고심하는지가 엿보였다. 

# 김민정 마더케이 대표 인터뷰

-사업 초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사업 초기 영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맨땅에 헤딩하듯 국내 다수의 유통업체들에 메일을 보내거나 발품을 팔며 접촉을 시도했고, 한 벤더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납품의 물꼬를 텄다. 이처럼 하나씩 직접 발로 뛰며 노하우를 얻어 나갔다.

-마더케이만의 특별한 점을 뽑자면.

 ▶마더케이와 활동을 함께 하는 ‘믿고 쓰는 마더케이(미쓰마)’ 서포터스분들이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3개월마다 기수제로 활동했고, 현재는 서포터스 종료 이후 40여 명이 별도의 팬클럽인 ‘마벤져스 클럽’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더케이 제품을 애용해 주시는 분들과 공동의 회사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뜻깊고 특별하다.

-개인과 마더케이가 추구하는 바는.

 ▶개인적으로는 매일매일 즐겁게 일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마더케이는 설립 10년이 됐다. 지금까지는 원천 제품 개발과 같은 부분에 신경을 쏟았지만 다가오는 10년은 우수한 제품에 오늘날 ‘엄마’들이 필요로 하는 장소와 영상 콘텐츠 제공을 위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을 하고 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마더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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