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사진 =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사진 = 연합뉴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2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은닉을 시도한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착수했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시민 A씨와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이날 오전 경찰을 찾아 문제의 휴대전화에 대한 원본 확인 등 포렌식 준비 작업에 참여했다. 이 휴대전화는 아이폰의 최신 기종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이번 의혹을 수사하는 또 다른 주체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주거지 압수수색을 나오자 창문 밖으로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다. 이후 경찰은 이달 7일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은닉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로부터 접수하고 같은 날 탐문 등을 거쳐 A씨에게서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조작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당시 A씨가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를 봉인했다.

이날 A씨는 경찰에 나와 봉인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자신이 습득한 휴대전화가 맞는지 등을 확인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를 점유이탈횡령 및 증거은닉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해 정확한 습득 경위와 함께 유 전 본부장과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A씨는 "길을 걷다가 휴대전화가 보여 주운 것으로, 휴대전화 주인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며 유 전 본부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로 보내 포렌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이날 "포렌식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 전 본부장 측이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포렌식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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