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절은 논란이 많다. 독립시켜 받아들이면 상대의 뒤통수를 친다거나 야습·기습 등을 병법의 본질이라고 보는데 이건 잘못된 해석이다.

이 구절의 직전에 시계(始界) 편의 총론을 마무리하면서 손무는 "하나의 커다란 태세, 즉 사물의 진수를 알게 된다면 응용·변화하는 형세에 부딪쳐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싸움이란 정석대로 전개되는 경우란 없는 것이니 당치않은 변모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상대의 역수전법(逆數戰法)에 직면할지라도 곧바로 응용해 대응할 기본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궤(詭)는 사(詐)와 같은 뜻으로 속인다는 말이긴 하다. 그 속임수를 풀이하면 능력이 있으면서도 없는 척, 사용할 것인데도 사용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며, 가까운 것인데도 먼 것처럼 보이며, 먼 것인데도 가까운 것처럼 보이는 허허실실에 방점이 있다.

선거전이라 한다. 총칼을 든 싸움이 아니라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쟁이다. 따라서 속인다는 건 상대후보 진영과의 전략·전술에 있지 유권자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요즘 여야 후보 가운데 유권자를 상대로 하는 허허실실 꾀(?)를 부리는 후보자가 더러 있다. 분명 좋은 결과를 얻기는 무망(無望)!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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