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한 박일만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살어리랏다」가 출간됐다. 

 2019년 세 번째 시집에 이어 2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시인의 고향인 육십령을 배경으로 한 60편이 담겨 있다. 

 시인의 고향이자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육십령은 예부터 심산 오지로 꼽히는데, 이번 시집은 시인이 고향에 직접 머물면서 농촌 현실을 밀도 있게 취재해 집필했다.

 특히 민족의 역사의식과 날로 피폐해져 가는 농촌 현실, 자연생태의식 속에 담긴 생명존중의식과 함께 인구 감소 문제 등 낙후돼 가는 농촌에 대한 정부의 정책 실패를 꼬집는 고발의식도 담겨 있어 주목된다.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는 "도회지에서 바삐 사는 동안에는 고향을 영혼의 안식처로 생각하지 못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살아오는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으나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본향이 더욱 그립고, 여러 상징을 거느린 공간으로 다가 온다"며 문학적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도서출판 달아실은 서평을 통해 "농산촌 지역민들의 삶의 애환과 현대 문명으로부터 소외돼 가는 지역 정서를 체험적 연작시로 표현해 시의 진정성을 확보했으며 시 읽는 기쁨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 장수 육십령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詩)을 수료했다. 문예창작기금(2회), 제5회 송수권시문학상, 제6회 나혜석문학상을 받았으며 시집으로는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속도」 등이 있다. 

 그는 경기도의회 전문위원을 끝으로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재 한국작가회의, 한국시인협회, 전북작가회의 등에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의왕=이창현 기자 kgpr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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