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김미연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적임자를 결정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내년 3월 9일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남아 있지만 선거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많았던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압축됐고, 압축된 후보자들과 지지세력이 힘을 보태면서 선거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모두가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후보자나 지지세력들은 자기 편이 승리할 것처럼 유권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것을 정치인이나 정당 가입자를 빼고는 많은 유권자들은 잘 모른다. 정치감각이 둔해서가 아니라 정치판을 바라보고 있으면 답답하기 때문에 참여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대안보다 상대 후보를 헐뜯는 일에 올인하면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자기 주장만 고집하고 싸우는 꼴이 보기 싫어서 투표장에 가지 않는 유권자가 많을 수 있다.

정치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 방법은 전적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발표돼야 한다. 국민의 행복에서 벗어난 방법은 방법을 위한 방법밖에 될 수 없다. 늘 그래왔듯이 선거 때가 되면 자기만이, 그리고 자기가 속한 정당 후보만이 뜻과 귀함을 갖춘 인물이라며 표를 달라고 하니 유권자들로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이라도 사용한다는 정치권의 모습이 되레 정치불신을 팽배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많은 이들이 이번 대선정국의 시대정신은 ‘공정’이라고 한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또 정치라는 것은 국민을 고루 잘 살게 하고 공정이라는 것이 기본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사료된다.

그렇기 위해서는 상대 후보를 헐뜯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국민 앞에 평가받는 장이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선정국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정책 대결보다는 후보자의 개인 문제를 끄집어내는 등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맞다면 이제는 대선정국이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해 줄 수 있는 정책 대결의 장이 돼야 한다. 과거처럼 선거 때만 되면 자신의 진영의 후보만이 대단하다는 식으로 치켜세우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

과거의 행태를 답습하는 선거라면 최선이 아닌 차선을,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게끔 종용하는 선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대선은 최선을 선택하는 선거가 되게끔 해야 한다. 그것이 각 후보자와 캠프, 지지세력의 책무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 마타도어식 선거가 아닌 정책 대결을 통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 선거풍토를 조성해야 하고, 국가 경영능력과 국민들을 위한 정책비전을 제시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법을 중시하며 국민에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누군지를 평가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의 후보가 승리하는 것은 불과 5년의 만족으로 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가의 바른 미래를 위해서는 격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경륜과 능력, 정책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당리당략보다는 민생 현안과 산적한 난제를 풀어줄 인물, 현란한 말잔치보다는 실질적 사회 발전을 구현해 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 또다시 혼란의 시대가 올 것이 자명하다.

내년 대통령선거는 미래를 위해 시대적 과제를 설계하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며 민주적 국민 통합을 이뤄 내야 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구시대적 선거풍토라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투표참여율이 낮아지고 제대로 된 후보를 가려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누가 나라를 걱정하고 좋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보인지 눈 크게 뜨고 찾아보자. 2등은 소용없는 선거지만 1등하겠다고 정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유력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일삼는 후보에게 표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정책 대결이 중심이 되는 선거, 마타도어식 비방과 음해가 없는 선거, 결국 정치권이 잘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어 따끔한 경고를 해 줘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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