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트

141분 /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아네트’는 오페라 가수 ‘안’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가 사랑에 빠지면서 무대 그 자체가 된 그들의 삶을 노래한 시네마틱 뮤지컬 작품이다. 사랑에 빠진 예술가 남녀가 주인공인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라라랜드’와 비슷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배경으로 했다는 것도 같다. 그러나 ‘라라랜드’가 사랑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예술가의 모습을 그린 데 비해 ‘아네트’는 이들이 사랑과 꿈 모두를 이룬 뒤 파도처럼 덮친 허무와 불행에 눈을 맞췄다.

 세월이 흘러 안은 톱스타로 성장하고, 헨리는 아내와의 성생활을 소재로 통하지 않는 농담이나 던지는 퇴물이 됐다. 헨리는 자신을 조롱하는 관객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술로 나날을 보낸다. 자기를 끝없이 혐오하면서도 자아는 비대해진 이 ‘어른아이’는 결국 안을 살해하며 불행의 서막을 연다.

 안이 죽은 직후 딸 아네트에게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빛을 보면 어머니 안이 그랬듯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헨리는 아네트를 세계 곳곳의 무대에 올리고, 아네트는 부모를 뛰어넘는 대스타가 된다.

 ‘퐁네프의 연인들’, ‘홀리 모터스’를 연출한 레오 까락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결혼 이야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아담 드라이버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라 비 앙 로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마리옹 꼬띠아르가 상대역을 연기해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비틀스가 인정한 미국 밴드 스팍스(SPARKS)의 론·러셀 마엘 형제가 영화의 원안과 음악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았다.

 2021년 칸영화제 개막작이자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시네마틱 뮤지컬 ‘아네트’는 작품의 모든 노래를 아담 드라이버와 마리옹 꼬띠아르 등 출연진들이 직접 현장에서 라이브로 소화해 생생한 현장감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의 모든 것이 현장에서 그대로 재현되길 원하는 거장 감독의 주문에 배우들이 실제로 연기를 하면서 노래까지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사고 있다. 27일 개봉.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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