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을 제대로 끄지 않은 담배꽁초를 버려 대형 물류센터 화재를 발생시킨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권태관 부장판사)는 중실화 혐의로 기소된 20대 튀니지인 A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21일 오전 10시 13분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한국복합물류 군포 터미널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불을 제대로 끄지 않고 담배꽁초를 버려 옆 건물 에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불은 26시간가량 지속하면서 연면적 3만8천여㎡인 건물의 절반 이상과 8개 입주 업체의 가구 및 의류, 주차된 차량 등을 태워 630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1심은 지난해 11월 A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발화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이번 2심 또한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검찰은 CCTV 영상에서 피고인이 담뱃불을 끄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고, 그가 버린 담배꽁초의 낙하지점이 발화지점과 근접한다며 발화 원인을 추정했다"고 공소사실 전제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의 흡연 시기와 인접한 시간 같은 곳에서 담배를 피운 흡연자들의 경우에도 담뱃불을 끄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고, 이번 화재의 훈소현상(불길 없이 연기 형태로 타는 현상) 진행 경로나 정확한 발화지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버린 담배꽁초가 발화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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