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에서 무기를 쓰는 건 당연하지만 이건 가장 하수라고 여기는 것이 손자병법의 시각이다. 중요한 요건은 태세다.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도록 종횡으로 검토해 어느 쪽에서 밀고 들어와도 허점이 노출되지 않도록 완전무결한 태세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쟁은 물론이요, 사업 경영이나 정치적 승부 사회에서 보아도 함축적인 말이다. 요는 상대가 먼저 이기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상대를 무찌를 수 있는 기회를 노린다는 점이다.

이는 <군형(軍形)> 편의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인데 군형이란 군의 배치 형태를 뜻하지만 개개인 병사들 행동의 집합이 아니라 군(軍)이라는 한 집단의 일부분으로 개개인의 행동이 존재한다는 데 방점이 있다. 선거에서 후보는 캠프에 분야별 전문가나 실무진을 구성한다. 군의 배치처럼. 손자는 군형에 대해 ‘소리를 죽이고 준비하라’는 충고를 한다. 있는지 없는지 뭘 하려 하는지 상대가 철저히 노출되지 말라는 것.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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