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155분 / 액션 /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이터널스’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새로운 시작과 확장을 알리는 작품이다. 기원전 5천 년 고대 메소포타미아부터 서기 400년 굽타 제국과 1945년 일본 히로시마를 거쳐 현대의 런던과 미국, 호주를 아우르는 지구의 길고 긴 역사와 우주로 확장되는 공간 안에서 마블유니버스의 시작을 다룬다.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중국 베이징 출신의 여성 감독 클로이 자오(39)는 세계 영화계의 새로운 ‘젊은 거장’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영화 ‘노매드랜드’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부터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까지 휩쓸며 단일 시즌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메인 캐릭터는 테나(안젤리나 졸리 분)부터 길가메시(마동석)까지 10명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스토리를 간단히 구성했다. "대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을 중심으로 이터널스가 지구에 온 이유, 이터널스 멤버들끼리의 대립 등의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이 중 마블다운 화려한 CG가 157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며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행성보다 큰 몸집의 셀레스티얼이 주는 위압감과 이터널스 멤버 개개인이 물질 변형, 발명, 마인드 컨트롤, 초스피드 등의 능력을 쓰는 모습은 이전 마블 작품에서 본 적이 없는 것이기에 신선함 투성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슬기롭게 ‘이터널스’를 완성하며 MCU 팬들을 새로운 세계관으로 인도했다. CG의 완성도는 높고 액션신의 타격감도 수준급이다. 

 다인종, 동성애 등 스토리와는 연관이 없는 소재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반부에 나오는 히로시마 원폭 신도 보는 이에 따라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세계관의 확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터널스’가 MCU 페이즈4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3일 개봉.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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