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이 2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이 2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가 인천지역 과거사에 얽힌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올해도 이어간다. 다만, 진실 규명 이후 보상이나 추모 등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관련 기사 3면>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봉암 사건 및 납북 귀환 어부 등 인천과 관련한 중요한 진실을 다뤘다"며 "남은 2기 활동 기간에도 진실 규명은 물론 아픈 사연으로 억울한 일이 없도록 신청 등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 적대 세력에 의한 인권유린·의문사·학살 등 사건, 민간인 집단 사망·실종 등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신청된 사건을 조사한다. 조사 기간은 최초 조사 개시 결정일로부터 3년으로, 지난해 12월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진실 규명 기간은 필요에 따라 1년 연장도 가능하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신청된 인천 사건은 총 70건, 진실 규명 대상자는 108명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중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29건, 적대 세력 사건 1건 등 총 30건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 상태다.

조사를 개시한 인천지역 주요 사건은 200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실미도 사건’이다. 실미도 부대는 북한 침투 작전을 위해 1968년 4월 창설된 조직으로, 이곳에서 3년 4개월간 훈련을 받은 공작원들이 1971년 8월 기간병 18명을 살해한 후 탈출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2기 활동을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진실 규명 후 추모 및 위령사업, 보상 등 조치를 권고하지만 사실상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날 제막식을 가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역시 1기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사항이 내려진 지 13년 만에 건립됐다.

정근식 위원장은 "현행법에 따라 권고 기능만 갖고 있지만, 대신 권고사항을 수시로 확인해 너무 부진한 곳은 직접 방문·설득하는 등 노력할 것"이라며 "규명된 진실은 역사적 교훈으로 젊은 세대들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역 대학 및 연구소 등과 소통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