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중국발 요소 수출 금지로 발생한 국내 경유차용 요소수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로 발생한 원인을 시작으로, 석탄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암모니아의 생산 부족이 요소의 자국 확보라는 중국의 결정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우리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시장에서 경유차 수는 전체 등록대수의 40%에 육박한다. 우리가 원죄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둘째로 특정 물질에 대한 국가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우리 정도의 경유차를 보유하고 있으면 상당량의 요소수 등 관련 소모품을 국내에서 일부 생산할 수 있는 지원책은 물론 수입 다변화와 재고를 늘리는 작업을 동시에 해야 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산 요소의 수입은 전체의 97%에 이를 정도로 높은 상태에서 중국 수출 금지는 우리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앞을 내다보는 시각이 근시안적인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현재 정부의 대책을 들여다보자. 청와대 대책TF팀도 구성돼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중국 정부 설득을 통한 재수출은 물론이고 타 국가의 수입 타진도 추진되고 있다. 

또한 이미 국제시장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요소의 직접적인 수입이 어려워지는 만큼 아예 여유가 있는 암모니아를 수입해 요소와 요소수를 직접 국내에서 제조하자는 의견도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공업용 요소를 활용해 요소수를 만드는 방법을 언급하고 있으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SCR에 소요되는 요소수는 순도와 농도가 정밀하고 불순물이 있을 경우 SCR가 고장 나거나 질소산화물 저감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문제점과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공업용 요소가 얼마나 있는지조차 통계가 쉽지 않다. 쉽지 않은 영역이지만 그래도 진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산 요소를 수입하는 방법의 경우도 진행 중이지만 내년 1월 정도에 수입되는 만큼 당장 2~3개월이 문제다. 요소수 부족은 우리가 중국이라는 한 국가에 의존하다 보니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으나 다른 국가의 경우는 근본적인 문제는 거의 없다. 단기간의 해결 방법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것은 해외 국가 중 요소수 완성품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직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으나 국내 인증된 제품이 아닌 만큼 제품 사용으로 발생하는 SCR에 대한 문제점은 본인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겠다. 

특히 국내의 경우 일반적으로 10L당 약 1만 원 정도였지만 직구의 경우 10만 원 내외가 될 정도로 높다. 이유는 물류비용이 매우 높고 상대적으로 요소수는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해외 국가 중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대량 직구를 하고 높은 물류비를 부담해 일선에 보급하는 방법이 있다. 물류비용의 상당수를 국가가 부담하고 일선에 평상시 요소수 비용은 아니지만 10L당 2만 원 정도만 받아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2~3개월 정도만 버텨 줘도 빠른 기간 내 정상화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닌가 판단된다. 

가장 큰 문제는 당장은 요소수 문제이지만 유사한 사례가 무수히 많이 물밑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요소수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렇게 한 국가나 한 지역에 집중된 원자재나 소·부·장 분야가 무수히 많은 만큼 미리부터 정부가 나서서 품목별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국가 등에 60~70% 이상 수입이 집중된 품목의 경우 수입 다변화, 재고물량 확대는 물론 더욱 중요한 품목의 경우 정부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국내에서 일부 생산하는 전략물자화도 필요하다. 특히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상당수인 만큼 더욱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국가 차원의 위원회를 당장이라도 구성해 해당 품목의 분석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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