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선  나사렛국제병원 척추센터장
이종선 나사렛국제병원 척추센터장

손이 저리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지만 겁이 나기도 한다. 막연한 혈액순환장애나 중풍 등 중증질환에 대한 두려움이 같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손저림은 매우 드물며, 대부분 이 증상은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라는 국소적인 말초신경병증 때문인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가사노동이 많은 50∼60대 여성 주부 환자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마우스나 휴대전화 등 각종 스마트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서도 보여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손 저림과 통증이다. 통증과 감각마비 증상이 손바닥 쪽에 나타나며 새끼 손가락이나 손등에는 증상이 없다. 초기에는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정도지만 심해지면 엄지손가락의 힘이 약해져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고 물건을 잘 떨어뜨리기도 한다. 또한 야간에 잠을 잘 때, 특히 저림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어 자다 깨어나 손을 주무르거나 털게 된다. 좀 더 진행되면 엄지 두덩 근육이 위축돼 납작해져서 원숭이 손처럼 되기도 한다. 

 수근관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한데, 주로 손과 손목의 과도한 사용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손목의 탈구 같은 외상, 임신, 류머티즘성관절염, 골관절염, 갑상샘저하증, 건 염증 등을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으로,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로 확진이 가능하다. 또한 일반적인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등으로 원인질환을 규명하기도 하며 MRI나 CT 등 방사선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손목보호대를 착용하고 간단한 약물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해 감각이 둔해지고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존에 시행되던 개방적 수술 대신 내시경 수술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손바닥 절개 대신 손목에 최소 절개로 이뤄지므로 수술 시 통증이 적고 수술시간 및 입원기간이 감소해 대개 수술 후 열흘 정도 지나면 일상적 사용이 가능하다.

 손목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목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팔베개를 하고 눕는 등 손목에 무리를 주는 자세는 최대한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반복적으로 손을 장시간 사용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라면 마우스와 키보드의 높낮이를 조절해 손목이 구부러지거나 젖혀지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30분 정도마다 손에 힘을 빼고 가볍게 흔들어 주는 등 손목 스트레칭을 하고 잠자기 전 온찜질이나 마사지를 해 주는 것도 좋다.

 <나사렛국제병원 이종선 척추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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